네이버웹툰 여성혐오 및 독자와의 기싸움 사건

거의 카카페를 많이 써서 네웹이나 시리즈 작품은 잘 안 보기도 하고 애초에 네이버는 쇼핑할 때 말고는 잘 안 들어갔는데 이번 일 보고 좀 심각한 것 같아서 정리해 봤다. 심각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시를 넘어서 기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어떻게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란의 시작은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응모작인 '이세계 퐁퐁남'이다. 작가는 자신이 혐오를 조장하지 않았으며 이혼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실화 기반으로 제작했다고 해명했지만 애초에 자문조차 고작 10시간짜리였다. 그의 말대로 실제 사례가 있을 수는 있지만 문제는 '이혼남' 같은 다른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퐁퐁남'이라는 여성혐오 표현/성폭행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설거지론'에서 나온 표현인데, 설거지론의 어원은 남성들이 집단 강간할 때 마지막에 강간하는 남성이 여성을 설거지한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강간 범죄를 희화화하는 표현인 것이다. 이것의 의미가 약간 변형되어 모범적인 남성이 성적으로 문란했던 여성과 결혼한 상황을 설거지에 비유하며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설거지를 하는 남성을 두고 퐁퐁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남초 용어는 왜이리 저질스러운 게 많은 지 모르겠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성매매 해대는 거 다 남자들인데 지들이 더 더럽지 않나? 어이가 없음.

그런 말 아니라고 할까봐 설거지론이 언급됐던 옛날 기사 링크도 가져왔다.

https://ilyosisa.co.kr/mobile/article.html?no=42277  

[일요시사] '대담무쌍' 중고생 섹스 보고서

 

네이버웹툰에서는 해당 작품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시킨 것이며 공모전 작품이라 작가에게 수정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한다.

 

혐오를 방조하는 네이버웹툰에 열받은 사람들이 불매 운동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10월 16일 오후 4시에 이런 프로모션을 올렸더라.

'소꿉친구 컴플렉스'라는 웹툰을 홍보하는 트윗이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이딴 소리를 하며 대놓고 불매 운동을 비꼬고 있다.

리트윗 타고 몇몇 커뮤니티에 올라가서 욕먹으니까 4시간 만에 내렸다고 한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그냥 네이버가 또; 이러고 지켜봤는데 이거 보니까 나까지 빡치더라. 무려 난 네이버웹툰의 소비자가 아니라서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소꿉친구 컴플렉스'는 여성 작가의 여성향 작품이다. 대체 작가는 무슨 죄;

해당 홍보 트윗과 함께 게시된 웹툰의 장면도 독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다.

 

굳이 그 많은 장면 중에 남성이 여성을 비웃는 장면을 넣었다. 이미 트윗이 지워졌지만 다음 장면 중 하나는 여성을 '돼지새키야'라고 부르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해당 장면은 일부러 대사 위치까지 바꿔가며 편집한 내용이었다. 여자들이 무슨 말만 하면 문장 하나 제대로 못 만들고 쿵쾅쿵쾅이라고만 하는 인셀남들이 생각난다. 현실은 여성 비만율이 남성 비만율보다 낮은데도;;

굳이 불매 운동을 조롱하면서 이런 장면을 넣은 이유가 뭘까. 이걸 우연이라고 볼 수 있나?

 

솔직히 너무 대기업이라 불매 운동이 잘 될까 싶었다. 그냥 네이버가 대충 사과하고 사람들이 봐주는 엔딩이 날 줄 알았는데 저 조롱하는 프로모션을 기점으로 갑자기 더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별거 아닌 물건을 살 때조차도 리뷰에서 소비자랑 기싸움하는 것 같으면 거르는데 대기업이 저럴 줄은 몰랐다. 정말로 그냥 무시하기만 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본인들이 장작 넣고 기름까지 부은 셈이다. 여성 독자를 완전히 버리기로 했거나 여성 독자들을 깔보는 게 아니라면 너무 비정상적인 대처다. 어떻게 공식 계정으로 저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다들 이미 예상했겠지만 네이버웹툰 대표는 남자다.

남자가 대표인 기업은 꼭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아마 SNS 담당자도 남자겠지...

 

참고로 문피아도 네이버웹툰 자회사다. 지금 진행되는 지상최대공모전의 웹소설 분야를 문피아가 주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불매하시는 분들은 문피아도 불매하시길.

 

이게 정식 연재 작품도 아닌 공모전 작품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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