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하면 떠오르는 유명 브랜드의 압력 밥솥을 사용해 왔는데 내솥의 코팅이 벗겨진 것을 발견한다.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인체에는 무해해서 상관은 없지만 내솥을 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 코팅이 벗겨졌는데 인체에 무해할 수가 있나? 애초에 벗겨진 코팅이 어디로 갔는데? 그거 밥에 섞여서 우리 몸속에 있는 거 아냐? 그게 유해 물질이 아니라고? 민원 피하려고 별 개소리를 다 한다.
하여튼 굉장히 찝찝하던 찰나에 내솥도 재질이 여러 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무쇠도 있고 주물도 있고 스테인리스도 있다고 한다. 스테인리스?
결벽증이 있는 사람들은 스테인리스를 좋아한다. 튼튼해서 오래 가고 무슨 짓을 해도 잘 닦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참에 스테인리스 밥솥으로 바꿔봤다.
원래 쿠쿠 거만 쓰다가 이번엔 쿠첸에서 사봤다. 사용한 지 약 1년 정도 됐다. 밥 맛은 큰 차이 없다. 근데...
밥이 내솥에 엄~~~~~청 달라붙는다. 잡곡이 섞여있으면 더 많이 달라붙는다. 쌀밥은 그나마 좀 덜 붙는다.
일반 내솥 쓸을 쓸 때는 달라붙어도 주걱으로 쓱쓱 모아서 먹을 수 있었는데 이건 벽에 붙은 게 떨어지지를 않고 딱 붙어서 말라 버린다. 아니 왜 밥솥 안에 있는데 마르는 거지? 스테인리스는 원래 다 이래?
어쨌든 이거 어떻게 닦냐?
물에 30분 이상 불린 뒤에 닦아야 한다. 그냥 일반 내솥을 쓸 때는 '어? 밥 없네? 밥 해야겠다' 하고 바로 닦아서 밥을 할 수 있었던 반면에 스테인리스 내솥은 '어? 밥이 없네? 안 닦이네? 완전 딱딱하게 말라 붙었네? 불려야겠네?'하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적어도 30분인 거지 1시간은 불려야 한다.
불린 뒤에 그냥 쓱쓱한다고 닦이는 것도 아니다. 빡빡 문질러야 눌어붙은 것들이 다 닦인다.
이게 평소에 밥솥을 잘 안쓰는 사람이면(주식이 양식인 외국인이라던가...) 모르겠는데 매일매일 밥 해 먹는 한국인에게는 좀 별로인 것 같다.
닦는 것도 힘들지만 불려서 싱크대에 버릴 때 보면 버려지는 쌀들이 꽤 된다. 진짜 쌀 낭비 심하다고 생각한다.
설거지에 시간 쏟고 쌀도 조금 낭비되지만 오래가는 내솥 쓰기 vs 코팅 벗겨질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하고 내솥 교체하기
박빙이네. 코팅 벗겨질 걱정 없이 잘 닦이고 오래가는 내솥은 없는 거냐?
어쨌든 우리 집은 잘 모르고 사서 계속 쓰고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신중히 생각하고 선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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