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리는 '내 몸이 증거다' 상영회 및 토크콘서트 후기입니다. 벌써 한 달 넘게 지났네요.ㅋㅋㅋㅋㅋㅋ
'내 몸이 증거다'는 몇 년 전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을 알리는 운동을 했던 여성환경연대의 이야기를 담은 인디 다큐 영화입니다. 제26회 서울인권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합니다.
사실 VMS 보다가 그냥 영화 보고 GV에 참여하는 봉사활동이길래 신청해봤습니다. >>무료 영화<<ㅋㅋㅋ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주최하는 활동이었고 GV는 유혜민 감독님과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님이 오셨습니다.
2시간짜리 활동이라 영화는 1시간 정도인가 생각했는데 20분 정도더라고요. 나머지는 GV 시간이었어요. 이런 봉사활동은 가본 적이 없어서 뭔가 질문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진행자 분이 좋은 질문들을 많이 준비해 주셔서 굳이 제가 질문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작품은 여성환경연대가 일회용생리대의 유해성을 알리는 운동을 하다가 생리대 제조사로부터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받게 되면서 벌어졌던 싸움에 대한 다큐 영화입니다.
저도 일회용생리대 사건을 실시간으로 보고 겪은 사람이었는데요. 당시에 꽤 충격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써야 하는 거라서 쓴 거고, 대형 마트에서도 버젓이 팔고 있는 제품인데 인체에 유해하다는 게 말도 안 되잖아요. 잘못된 방법으로 쓴 것도 아니고 용도에 맞게 사용했는데;
당시에 공론화된 생리대(릴리안)는 유해성을 인정하고 제품을 회수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 사실을 공론화한 단체에 소송을 걸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앞에서는 인정하고 반성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니;; 참고로 소송을 건 회사 이름은 '깨끗한나라'입니다. 마트에 가면 깨끗한나라 제품 많죠?ㅎ
여성환경연대에서는 자신들이 생리대의 유해성을 테스트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에 대해 떳떳했지만 10억 원이라는 금액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 합니다. 아무리 내가 잘못한 게 없어도 누가 날 신고해서 경찰을 마주하면 긴장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그쪽에서 자꾸 나한테 잘못이 있다고 말하면 아닌 걸 알면서도 이러다 진짜 내 잘못인 것처럼 끝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불안하고요. 애초에 여성환경연대는 비영리단체라 수익도 없는데 1, 2억도 아니고 10억이면 그냥 망하라는 거죠. 실제로 다른 시민단체 관련자 분께 그냥 가서 사과하고 소송 취하해 달라고 하는 건 어떻냐는 말을 듣기도 하셨답니다. 시민단체에게 10억은 어마어마한 금액이니까요.
하지만 끝까지 싸우셨고요. 4년간의 싸움 끝에 결국 승소하셨답니다. 그리고 깨끗한나라에서는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참고로 소송 걸렸을 때 딱히 깨끗한나라에서 따로 연락이 오진 않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한 건지 뭔지;
소송 관련 이야기 들으면서 찝찝했던 건 식약처가 생각보다 기업 친화적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생리대가 공론화됐을 당시에 부작용에 대한 수많은 증언과 공정하게 진행한 실험 결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며 깨끗한나라 측의 손을 들어줬죠. 상영회에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나서 정확하진 않은데 소송과정에서도 어떻게든 기업 측 손을 들어주려고 하는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결과적으로 재판부에서는 여성환경연대가 생리대 검출 실험을 진행하고 문제제기하는 과정이 과학적이고 공정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체 식약처는... 국가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니;;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잊혀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 특히 소송 관련된 건 처음 알게 되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썩었지만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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