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한 조커의 후속작, '조커:폴리 아 되'를 봤습니다. 2시간 18분짜리 영화니까 극장에서 보는 분들은 꼭 화장실 미리 다녀오시길.
일단 전 조커1을 안 봤습니다. 조커가 팔 벌리고 계단 위에 서 있는 포스터랑 그 포스터를 따라한 다양한 남성들의 사진만 봤을 뿐...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조커는 알지만 리뉴얼(?)된 조커는 잘 모릅니다. 그냥 대충 얘가 사람 죽이고 교도소(정신 병원?)에 간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봤습니다. 조커2의 시작이 교도소예요.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안 나는데 영화 초반에 조커가 왜 사람들이 뮤지컬과 드라마를 구분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정말 뮤지컬처럼 계속 노래를 부르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부제가 '온 세상이 바로 무대'잖아요. 아주 아무데서나 부릅니다.
조커의 상대역인 할리 퀸을 레이디 가가가 연기하는데 역시 스타 중 스타답게 노래를 너무 잘 불러요. 연기도 좋았습니다.
조커1을 안 봐서 그런가 조커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이게 영화가 의도한 거더라고요.ㅋㅋㅋ 그 사람들은 '조커'라는 환상에 대해 열광하는데 우리가 보는 조커는 그냥 범죄 저질러서 교도소에 있는 환자 '아서 플렉'일뿐이죠. 앞서 언급했지만 조커1을 보고 조커가 좋다면서 조커 분장을 하고 따라 하는 남자분들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좀 창피하실 것 같아요.ㅋㅋㅋ 조커1에서는 조커의 행동(범죄)을 꽤나 낭만적으로 표현했던 모양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건 다 환상이니까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하니까요.
아무 정보 없이 그냥 보게 된 거라 액션 있는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뮤지컬 영화라서 놀랐습니다. 조커1을 안 봐서 이런 오해를 하게 된 걸 수도 있겠네요. 취향을 떠나서 영화는 잘 만들었습니다. 연출도 좋고, 노래도 좋고, 처음 나오는 애니메이션 같은 것도 신경 쓴 티가 납니다. 잘못하면 어색할 수 있는 장면들을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커는 그저 범죄자이자 우울한 환자일 뿐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 것도 좋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범죄자를 너무 멋있게 표현하거나 신념 있는 인물인 것처럼 묘사하는 걸 워낙 많이 봐서요.
영화 내용과 별개로 반가웠던 건 '성자들이 행진할 때'라는 노래가 휘파람 소리로도 나오고 직접 부르기도 한다는 거겠네요. 중학교 교과서에 이 노래가 있어서 배웠었는데 기억에 남아서 가끔 혼자 불렀거든요. 전사들이 행진할 때로 알고 있었는데 성자였나 봅니다. 종교 노래였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주여'라는 가사는 그냥 미국 노래라서 그런가 보다 했지...
조커1이 나왔을 때 일부 남성들의 조커 따라 하기가 꼴볼견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나름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뮤지컬 영화를 안 좋아하시더라도 한 번쯤은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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