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올라온 넷플릭스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리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애나 켄드릭이 나와서 보게 됐습니다. 보니까 직접 출연하기만 한 게 아니라 감독까지 맡았더라고요.
크레딧 포함 95분짜리 영화입니다.
실화 바탕의 사회 고발 장르 영화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취약한 여성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든든하실 때 보세요!
남자들은 뭐 알아서 하세요.
살인 행각을 이어오던 연쇄 살인범이 실제로 《데이트 게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우연히 그와 마주하게 된 여성의 섬찟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포 없는 리뷰를 하자면, 영화의 배경은 1970년대 LA입니다. 과거 배경이라 그런지 여성혐오가 굉장히 심합니다. 남자들이 오디션 보러 온 여성을 앞에 두고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외모를 평가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을 하고, 남자들이 여성의 신체를 함부로 만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남자의 기분이 상한 것이 오히려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남자의 눈치를 보며 애써 웃습니다.
이런 개같은 상황들을 여성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에게는 응원을 하게 되고, 남자들은 그냥 싫어집니다. 보통 이런 내용들이 나올 때 관객들이 나름 호감을 가질 수 있는 남성이 한 명이라도 나오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다들 정 붙기도 전에 ㅈ같이 굽니다. 아마 50년 전 남자들을 표현한 거라 지금 봤을 때 더 별로인 것 같네요.
어쨌든 이런 시대배경 속에서 로드니 앨칼라라는 실제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그 당시의 여성혐오를 고발하는 이야기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경찰의 나태함도 결국 피해자와 신고자가 여성인 점에서 비롯된 것일 테니까요.
와, 근데 진짜 술집에서 맘대로 얼굴 만지려는 거 놀라서 쳐내니까 지 기분 나쁜 거 티 낸다고 얼굴 찡그리고 테이블에 잔 탁! 소리 내는 거 '저 씨X놈' 소리가 절로 나왔다니까요. 불편해하는 거 뻔히 보이는데 집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만지고;
실화 기반 영화라서 여러분이 원하는 결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별로 찝찝한 결말은 아니에요.
스포가 있는 리뷰입니다.
우선 처음부터 로드니 앨칼라라는 장발남이 사진작가랍시고 여성의 사진을 찍는데요. 갑자기 여자의 목을 조릅니다. 이후 다른 여성들 이야기도 나오지만 일부러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고립된 여성을 노려서 죽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죽이는 과정이나 죽인 후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약간 이런 걸 재밌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부러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로드니 역의 남자 배우가 장발이 끔찍하게 안 어울립니다.
이 간 큰 새끼가 데이트 게임이라는 TV쇼에 나옵니다. 여자 한 명과 남자 세 명을 데려다놓고 인터뷰해서 남자 한 명을 골라 데이트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 배우지망생인 셰릴이 여성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고, 로드니 앨칼라는 3번남으로 출연합니다. 이 새끼 말발이 좋아서 셰릴이 3번남을 선택하는데요. 촬영이 끝나고 둘이 데이트를 하는데 셰릴이 싸함을 느낍니다. 로드니에게 죽을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이 생기는데 다행히 퇴근하는 직장인들 덕분에 무사히 집에 가요. 그리고 셰릴은 성차별/성희롱 하는 씨X놈들 + 도와준답시고 나랑 자려고 하는 이웃 씨X놈 + 날 죽이려는 씨X놈 + 취직 안 됨 등의 이유로 인해 LA에서 배우로 일하는 건 관두고 본인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TV쇼 MC 때문에 직업에 회의감도 들었을 것 같아요. MC는 여자랑 남자들 다 같은 게스트로 출연하는데 여자는 물건 취급하고 남자들은 아기 취급하며 기죽이지 말라고 하죠. 남자들의 기는 대체 언제 살아있는 건지?
아무튼 마지막에 실제 셰릴 이야기가 텍스트로 나오는데 다행히 보복은 없었고 잘 살았다고 합니다.
로라는 남자친구와 함께 데이트 게임을 방청하러 왔다가 자신의 친구를 죽인 로드니를 알아봅니다. 로라는 이 사실을 TV쇼 관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데요. 스튜디오의 남자 경비원이 로라의 말을 믿지 않고 엿먹이면서 결국 전하지 못 합니다. 결국 나중에 용기를 내서 경찰에 신고합니다. 하지만 예전(친구가 죽었을 때)에도 분명 신고를 했었다고 말했는데도 남자 형사는 계속 누구한테 신고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일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빡쳐가지고 욕하면서 나가요.
에이미는 가출청소년인데요. 로드니는 사진 모델을 해달라고 좋은 말로 꼬신 후 그녀를 아무도 없는 곳에 데려가서 강간합니다. 지가 강간해놓고 질질 짬; 에이미는 마치 로드니에게 화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며 집에 돌아가자고 합니다. 다른 여성들은 저항하다가 결국 죽었는데 에이미는 마치 아직도 로드니에게 호감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 거예요. 그랬더니 이 새끼는 또 우는 거 그치고 몸 묶은 것도 풀어줍니다. 진짜 미친놈인가; 갑자기 여기서 TV쇼 MC가 말했던 '남자들은 다 아기(baby)'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어쨌든 차 타고 돌아가다가 주유소에서 로드니가 화장실에 간 사이, 에이미가 근처 카페로 도망쳐 신고합니다. 그렇게 로드니는 체포됩니다.
보다 보면 남자들이 여성의 말을 믿지도 않고 뭔가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쇼에서도 멍청한 여자를 원하고, 경찰에 범인을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남경들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용의자와 밝게 웃으며 대화만 하고 떠납니다. 에이미 이야기에서도 같은 도로에서 운전하던 남자가 있는데 딱 봐도 여자가 피투성이인데 신경을 안 쓰죠. 이것도 사회 반영인 듯하네요.
영화는 무난하게 볼만한 것 같습니다. 다만 여성 분들은 혈압 올라서 쓰러질 수 있습니다. 폭력적인 장면이 있긴 한데 청불 영화인 것 치고는 적나라하진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여자인 경우 범죄 장면을 지나치게 자세히 표현하는 영화들이 꽤 많은데 이 영화에서 그런 건 못 느꼈어요.
영화 마지막에 실제 사건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무려 10년 넘게 생존자와 여러 시민들이 이 연쇄살인마를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무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앨칼라는 결국 여성과 소녀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실제 피해자 수는 13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네요. 심지어 잡힌 후 재판을 기다리면서 보석으로 풀려났는데(대체 왜???) 그때 2명의 여성을 추가로 죽였다고 합니다. 한 명은 12살 소녀였대요. 경찰이 일만 제대로 했어도; 앨칼라는 사형 선고를 받아 수감 중에 죽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꽤 유명했던 사건이었나 봅니다. 위키백과에도 항목이 따로 있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Rodney_Alcala
밑의 기사에서 영상과 사건에 대한 내용을 더 읽어볼 수 있네요.
영화에도 나왔지만 로드니 앨칼라는 피해자들의 사진을 찍어서 보관했고요. 피해자들에게 "장난치며" 의식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조르고, 다시 살리는 걸 여러 번 반복한 후에 살해했다고 합니다. 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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