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새롭게 올라온 인디 공포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il) 리뷰입니다.
공포영화 소개봇에서 보고 관심이 생겼던 영화라 조금 기대감을 가지고 봤습니다.
때는 1977년 핼러윈 데이. 한 심야 토크쇼에서 프로그램 폐지 위기를 타파하고자 대담한 생방송을 기획한다. 그러나 방송 도중 악마가 나타나 스튜디오를 장악하기 시작하는데.
-소개글 출처: 넷플릭스
딴소리일 수 있는데 처음에 프로덕션 나올 때 애니메이션 때문에 영화인 줄 알고 몇 번 속았습니다. 좀 길어요.ㅋㅋㅋ
인디 공포 영화는 스포 없이 보는 게 가장 재밌지만 너무 놀라실 수 있으니까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장면 있는지 먼저 말씀드릴게요.
😈영화 볼 때 주의사항(약스포)😈
1. 구토 주의! 초반에 나옵니다. 약간 구마할 때 나오는 검은색 피 같은 거라 그렇게 더럽지는 않은데 혹시 비위 약하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2. 벌레 주의! 한 번에 많이 나옵니다!!! 지렁이? 밀웜? 같은 거 여러 마리랑 커다랗고 두껍고 긴 벌레 한 마리가 나와요. 마술사(카마이클)가 거스와 함께 무언가를 시도할 때 나옵니다. 이 장면은 매우 잔인하기도 하니까 주의하세요! 그리고 마지막에도 어떤 사육사(?)가 커다란 벌레를 꺼내는 장면도 있어요.(거의 뱀이랑 비슷한 수준)
3. 잔인함 주의! 피 나옵니다!! 영화의 마지막 즈음 가면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2번의 속임수 증명 방법에서도 잔인하고 징그럽지만 그 이후에 뭔가가 폭풍처럼 휘몰아칠 때(보다 보면 어떤 장면인지 아실 거예요) 목이 부러지거나 잘리는 장면이 나오니 조심하세요.
실제 TV쇼와 비하인드 영상을 보고 있는 느낌을 주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영화고요. 나름대로 공포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있습니다.
결말까지의 영화 줄거리입니다. 중간의 파란색 글씨는 그냥 제 의견.
영화는 1970년대 잭 델로이가 진행을 맡은 심야 생방송 토크쇼 '올빼미 쇼'를 보여주는데요. 잭의 토크쇼는 승승장구하지만 같은 시간대에 진행되는 카슨의 쇼에게 밀려 1등을 하지 못합니다. 잭은 아내가 사망한 뒤 잠적했다가 슬픔을 갈무리하고 복귀하여 절박한 마음으로 핼로윈 밤 토크쇼를 준비합니다.
잭은 '그로브'의 일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로브'는 남성 전용 비공개 모임으로, 정치인이나 연예인, 각종 분야의 수장들이 모여 친목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기이한 의식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영상 자료 나오는데 막 사이비 종교처럼 하얀 로브 뒤집어쓰고 뭔가 하고 있어요.
첫 번째 게스트인 영매는 좀 사기꾼 같았는데요. 갑자기 '미니'라는 영혼이 말을 건다면서 아파합니다. 미니가 누구인가 했더니 잭의 아내의 애칭이었고, 이를 알게 된 후에 갑자기 검은색 피를 토하며 구급차에 실려갑니다. 그는 결국 내장을 다 토해서 죽게 됩니다.
두 번째 게스트는 마술사이자 초자연 현상의 속임수를 밝히는 카마이클인데요. 영혼 이야기를 할 때마다 속임수라면서 계속 빈정거립니다.
세 번째 게스트는 준 박사와 릴리입니다. 릴리는 초반 배경 설명에도 스치듯이 나왔던 빨간 옷 종교 집단, 아브락사스 제일교회에서 탈출한 소녀입니다. 13살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생 정도인 것 같습니다. 초심리학자인 준 박사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릴리를 연구하고 치료하며 가족처럼 지냅니다.
릴리가 계속 카메라를 쳐다보는데 좀 무서워요.; 표정 바뀌는 것도 그렇고 배우분이 기묘한 연기를 잘하시네요.
어쨌든 준 박사는 릴리 내면에 숨은 악마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릴리는 그 악마를 꿈틀 씨라고 불러요.
잭의 부탁으로 꿈틀 씨를 불러오는 의식을 하게 되는데요. 성공해서 릴리 내면의 꿈틀 씨가 튀어나오는데 잭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보지 않았냐며 그의 아내를 들먹이고 조롱해요.
여기서 좀 의외였던 건 악마가 사람들을 보고 당황한다는 거?ㅋㅋㅋ 키 큰 나무들이면 '그로브'라는 모임이 열리는 숲을 말하는 것 같죠? 잭은 거기서 무슨 짓을 했던 걸까요? '그로브'에서 한다던 의식이 아브락사스 제일교회와 연관이 있고, 잭도 거기에 관여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꿈틀 씨를 잠재우고 릴리가 돌아오는데요.
카마이클은 이게 속임수인 걸 증명하겠다며 거스를 데리고 비슷한 연출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문제의 잔인한 벌레 장면이 나오고요. 카마이클이 사용한 방법은 집단 최면이기 때문에 녹화된 영상을 돌려보면 벌레 같은 건 없고 그냥 최면을 거는 장면이 나옵니다.
엥? 그럼 꿈틀 씨 영상도 돌려봐야죠. 그래서 한 번 돌려보는데 그냥 우리가 봤던 장면이 또 나옵니다. 최면은 아니라는 거죠. 잭은 영상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천천히 재생해달라고 부탁하는데요. 꿈틀 씨와 잭이 대화할 때 잭 옆에 아내(미니)의 영혼이 서 있는 걸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영상을 본 뒤로 상태가 이상해진 릴리. 릴리에게서 스파크가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스튜디오 전체 조명이 나갔다가 들어오고, 릴리는 전기를 다루다가 머리가 쪼개지면서 불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게스트 학살이 시작되어요. 하지만 어째선지 잭은 죽이지 않습니다.(글로 쓰니까 얼렁뚱땅인데 영화로 보면 막 그렇게까지 이상하진 않습니다.ㅋㅋㅋㅋ)
잭은 갑자기 과거 자신의 토크쇼로 돌아가면서 공포를 느끼다가 UBC와 계약하는 시점으로 바뀝니다. 기자가 '시청률 1위 축하해요'라고 하는 걸 보면 재계약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희생이 뒤따랐나요?'라는 다소 이상한 질문에 대해 옆에 UBC 사장(?)이 '가장 큰 희생은 이제 치를' 거라며 잔을 건냅니다. '그로브' 모임에서 이상한 의식할 때 쓰던 그 잔이에요. 잔을 들자 갑자기 양옆에서 그로브 신도들이 튀어나오고 아브락사스 교주도 나옵니다. 토크쇼가 종교의식으로 바뀐 겁니다. 올빼미 가면을 쓴 사람 앞에서 무릎 꿇고 잔에 든 걸 마십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아픈 아내가 나와요. 미나는 방문객들을 가리키며 잭의 영혼이 그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아내는 너무 고통스러우니 죽여달라고 하고, 잭은 옆에 있던 아브락사스 교회의 칼로 아내를 찌릅니다. 갑자기 현실로 돌아오는데 잭이 찌른 건 릴리였어요.
아까 게스트들이 죽으면서 난리났을 때 방청객들과 스태프들은 다 떠난 상태였고요. 잭은 생방송에서 아이를 죽인 사람이 되게 됩니다.
😎개인적인 결말 해석
영화를 보다보면 잭의 아내의 모습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첫 광고 시간에 백스테이지 갔다가 다시 시작하기 직전에 거울에 한 번 나오고요.(24분쯤) 소리 때문에 컵 깨질 때 테이블 위에 있는 동그란 거(47분쯤)에도 나옵니다.
마지막에 아내가 나타났을 때 잭에게 하는 말이 다음과 같은데요.
저 사람들이 자기가 다 가질 거라고 했지? 1등이 될 거라고? 드디어 해냈네, 여보. 대신 대가를 치렀지. '미니 퇴장 무대를 떠난다'
잭이 시청률 1등을 위해 미니를 '그로브'에 바쳐서 어떤 의식을 치른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팠던 게 종교의식 때문인 거죠. 그럼 첫 게스트가 나왔을 때 미니라는 영혼이 매우 화나있다고 한 게 이해됩니다. 마지막에 릴리에게 빙의해서 다른 게스트들을 죽이고 잭이 릴리를 죽이게 한 것도 미니가 한 짓인 것 같습니다. 쇼 때문에 자신을 그렇게 죽였으니 쇼를 망치면서 복수한 거죠.
추가적인 떡밥이 있다면, 영화 초반에 잭의 아내가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냥 폐암에 걸릴 수도 있는 건데 굳이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죠. 근데 이 떡밥은 좀 아쉬운게 세상에는 담배 안 펴도 폐암에 걸리는 사람, 맨날 담배 뻑뻑 피워도 폐가 건강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 처음 본 사람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것 같아요.
게다가 아내가 죽고나서 복귀한 뒤에 하향세였다는 내용을 보면 바칠 제물이 없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제 해석은 잭이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아내를 종교의식에 이용해 암으로 죽게 만들었고, 화난 아내의 영혼이 스튜디오에 남아있다가 마침내 잭이 원하던 시청률 1위를 달성하자마자 쇼를 완전히 망쳐놓음으로써 복수했다는 겁니다.
마지막에 그 불타는 듯한 머리는 인상이 아주 강렬해서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영혼이나 악마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건 또 처음 봐요.ㅋㅋㅋㅋㅋ
극찬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지만 공포 영화 매니아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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