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봤습니다. 에일리언이라고 발음하는데 에이리언이네.
평이 꽤 좋아서 좀 기대했습니다.
이전 시리즈를 다 본 것 같긴 한데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그냥 새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꼭 앞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전부 이해됩니다.
결말 스포가 있긴 한데 워낙 유명한 시리즈기도 하고 잘 다듬어진 세계관을 구경하느라 결말을 알아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주인공은 인조인간 동생과 함께 식민지에서 살다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려고 계획 중이었어요. 할당 작업 시간을 다 채우면 떠날 수 있었는데 이 작업 시간이 갑자기 두 배로 늘면서 계획이 어그러집니다. 근데 친구들이 어떤 우주선을 발견했다면서 거기에 있는 동면 포드를 이용하면 주인공이 가고 싶어 했던 행성으로 떠날 수 있다고 말해요. 주인공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는 해당 우주선을 조작하려면 인조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쿵저러쿵해서 결국 그 우주선을 탐사하러 갔는데 거기서 동면 포드에 필요한 냉각 연료를 빼냈다가 냉동된 에일리언들이 녹으면서 대참사가 시작됩니다.
에일리언들은 번식에 미친 생명체라 인간만 보면 몸에다가 씨를 뿌리고 싶어 하기 때문에 걸리면 새끼 에일리언을 낳고 죽는다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이 자식들은 피가 아주 강한 산이라서 얘네 피가 닿으면 순식간에 다 녹아버려요. 진짜 미친 놈들임;
우주선 안에는 과학자(?) 인조인간 하나가 상반신만 살아있어서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이 우주선은 에일리언들을 연구해서 인간의 자가치유와 영생을 연구했던 것 같고 그 결과물을 얘네 회사에 전달하는 게 미션이라고 합니다. 결과물을 쥐에게 주사해서 지켜보는 실험 영상이 있는데 압사당해서 죽었던 쥐가 다시 살아나요.🥵 마치 실험이 성공한 것처럼 말하지만 주인공들이 제대로 보지 못한 영상 뒷부분에서 쥐의 몸이 뜯기는 게 나온답니다.(아마 부작용으로 새끼 에일리언이 쥐 몸 안에서 자란 듯;;)
검색해 보면 '진짜 무섭다'라고 하던데 무서운 것보다 징그러운 게 컸어요. 위 포스터에 있는 에일리언도 나오는데 진짜 영화로 보면 배로 징그럽습니다.🥶
그리고 소리를 활용해서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진짜 아무 소리 안 들리다가 갑자기 쏵! 한다거나 쾅! 한다거나 하는 장면들이 꽤 있었고요. 갑자기 튀어나오는 연출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보다가 몸이 튀어 올라서 민망했네요. 옆 사람도 같이 놀라서 다행임.😇
징그러움과 기괴함의 절정은 마지막에 나오는 애매한 인간 에일리언 혼종인데요. 그냥 에일리언은 좀 특이하게 생긴 외계인이라는 느낌인데 이 혼종은 골격이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인간같지 않게 기괴해요.
주인공과 함께 탐사선을 타고 가는 친구들 중에 동양인이 한 명 있길래 얘가 먼저 죽겠구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양놈들 영화 만들 때 인종 비율 맞춘다고 선심 쓰듯이 아시안 한 명 넣어놓고 바로 퇴장시키는 거 언제 그만하냐? 다른 친구들은 주조연급은 되는데 얘는 그냥 조연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특별한 캐릭터성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우주선 운전하는 거 조금 보여주고 죽음; 참고로 위 포스터에 나온 빡빡이 여성이 가장 처음에 죽는 유일한 동양인입니다. 아, 포스터에는 넣어줬으니까 봐줘야 함?ㅋㅋㅋ
제가 다른 시리즈 후기를 몇 개 봤는데 이 시리즈는 보통 남자가 에일리언 새끼를 낳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 영화에서는 여자들이 에일리언 새끼를 낳고 죽어요. 남자들은 그냥 평범하게 죽고요.
다른 감상으로는 주인공의 동생인 인조인간의 눈매가 쳐져있어서 뭔가 불쌍... 해 보였다는 거. 친동생 자아만 갖고 있을 때 되게 소심해 보이고 뭔가 울적해요.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차별 받고 쳐맞는 건 흑인이고 구해주는 인간은 백인... 그러고보니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 주인공, 인조인간, 우주선에 있는 과학자 인조인간 이렇게 셋인데 셋 중 두 명이 백인이네?ㅎ 이런 생각 하지 말까?ㅋㅋㅋ
SF적인 요소들이 높은 퀄리티로 표현되어 있어서 오타쿠 분들이 좋아할 것 같았고요. 크리처 공포 영화로서도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다만 내용이 좀 클리셰 덩어리라 신선하진 않네요. 연출이랑 에일리언 디자인이 좋아서 재밌는거지 대형 시리즈물인데에 비해 내용이 너무 뻔해서 최고의 영화라기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게임에서 평범한 캐릭터한테 스킨만 독특하게 씌운 느낌? 근데 그 스킨이 기깔나서 지루함이 나름대로 감춰지는.ㅋㅋ
어쨌든 영화 보러간 시간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커: 폴리 아 되 리뷰 - 연기차력쇼vs노래차력쇼 (2) | 2024.10.01 |
---|---|
영화 '골든 슬럼버' 일본판 - 끝까지 보는 걸 포기함 (4) | 2024.09.22 |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Late Night with the Devil)' 후기 및 해석(스포O) (1) | 2024.08.15 |
영화 '서치 아웃' 후기 (결말 스포O) (1) | 2024.06.12 |
영화 '날, 보러와요' 후기 (결말 스포O) (0) | 2024.05.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