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서치 아웃' 리뷰입니다.
거주하던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일어난 후,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된 두 남자.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단서를 찾기 위해 해커와 손잡고 SNS 계정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소개글-
두 주인공은 같은 고시원에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준혁은 일반 취업준비생이고 성민은 경찰공무원을 준비 중이에요. 준혁은 SNS로 소원지기 계정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있어요. 자신이 취업을 못한 백수라는 걸 숨기고 싶어서 실제 모습을 SNS에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딴소리지만 편의점 알바라도 하는 게 어딘가요. 완전 열심히 살고 있잖아.ㅠ
이들과 같은 고시원에 살면서 공부 중인 민지라는 아이가 자살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민지는 소원지기(준혁)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 싶다며 소원 신청을 했었는데요. 준혁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워 이를 거절했었고, 민지가 자살한 것을 보고 죄책감을 가집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당신의 삶은 어떤의미인가요?'라는 메시지가 옵니다. 무시하려 하자 죽은 민지의 계정으로도 메시지가 와요. 준혁과 성민은 경찰에게 알리지만 이들이 백수라는 사실 때문인지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이들은 소원지기로 일하면서 만났던 인연들에게 부탁해 에레쉬키갈이라는 계정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에레쉬키갈은 메소포타미아 신화(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여신입니다.
여기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결말 스포도 있으니 주의!
도움을 받기 위해 찾아간 소원지기 인연은 '착한사람들'이라는 흥신소. 그곳의 직원인 해커 누리와 함께 조사를 시작해요. 에레쉬키갈의 SNS에 접속했던 사람들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요. 에레쉬키갈은 메시지를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헤집어서 자살하게 만들 정도로 심리학에 능통한 사람이라고 추정하게 됩니다.
조사를 하던 중 어떤 남성이 이들을 미행하며 도촬 하는 것을 알고 붙잡는데요. 자신이 여자들을 불법촬영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퍼트리겠다는 협박을 받아 에레쉬키갈이 원하는 사람들을 도촬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관음증 남성이 나중에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에레쉬키갈은 한 사람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단체라는 겁니다. 거의 사이비 종교처럼 에레쉬키갈에 속한 사람들은 그 흑막을 숭배하고 있고, 들키면 자살한 뒤 또 다른 사람이 에레쉬키갈이 되어 사람들을 조종합니다.
누리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하던 중 준혁은 납치되어 에레쉬키갈의 흑막을 만나게 됩니다. 흑막은 바로 초반에도 나오고 도움도 줬던 상담사였습니다. 에레쉬키갈과 대화했다가 죽을 뻔한 사람들은 전부 이 상담사에게 상담받은 적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SNS만으로도 심리를 쉽게 조종할 수 있었던 거죠.
이 상담사는 몇 년 전에 준혁과 연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1. 준혁이 곰팡이 치킨 사진으로 어그로를 끌었음.
2. 해당 치킨 회사의 불매 운동이 일어남.
3. 불량 식자재를 납품하던 모회사인 세영그룹까지 식약청 조사를 받고 망했음.
4. 세영그룹 회장인 박태성 사망.
5. 상담사가 그 회장의 외동딸인 박지현.
상담사는 자신의 사상과 범죄 사실을 고백하고 준혁을 죽이려 하는데요. 알고 보니 준혁은 옷에 카메라를 달아서 인터넷으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중이었고 흥신소 사장 및 직원분들과 경찰의 협조를 얻은 상태였습니다. 박지현은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하는데 이미 방송을 보고 찾아온 경찰이 에어 매트를 깔아놔서 죽지 않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데 러시아에서 실제로 있었던 흰수염고래(Blue Whale Challenge) 게임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2013년부터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던 게임이고 130여 명의 자살 피해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최초 개발자인 '필립 부데이킨'(22세, 남성)이고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쓰레기들을 일반인에게서 분리해야 했다'라고 한 걸 보면 미친 사람인 건 확실하네요.
근데 사실... 상담원이 이 조사에 대해 조언해줄 때 좀 의심스럽긴 했어요.
좀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사건이 풀리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있었다는 건데요.
새삶 정신과 의원 / 박서원이 도여 치킨 사건 파장으로 자살한 / 세영 그룹 박태성 회장의 외동딸 / 박지현이야.
이 대사 처음 듣고 바로 이해하신 분 있나요?? 저는 이거 처음 들었을 때 박서원이 자살했다고 생각해서 대체 뭔 소린가 싶었고 나중에 자살한 아버지 이야기가 나올 때 헷갈렸습니다. 그러니까 치킨 사건 때문에 박태성 회장이 자살했고, 그 회장의 외동딸인 박지현이 현재 새삶 정신과 의원의 주인인 박서원이라는 뜻입니다. 그나마 글로 쓰니까 괜찮은데 문장 길이가 길고 끊는 부분이 이상해서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주고 싶은 메시지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자극적인 것만 좋아하고 거기에 휘둘려서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 대중들을 비판하는 건가?라고 하기엔 솔직히 세영 그룹 회장은 본인이 잘못한 일을 책임지기 힘들어서 자살한 것 같거든요. 준혁이 개인을 저격한 것도 아니고 기업을 공론화한 거잖아요. 보니까 허위로 조작하거나 과장한 것도 아닌 것 같고요. 무슨 사상 검증을 한 것도 아니고 음식에 곰팡이가 나오면 관련 기업에 식약처 조사가 나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내가 상담을 해줬더라면 민지가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 이해됨
내가 곰팡이 치킨을 무시했다면 이런 미친 연쇄살인범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몰라 → 🙄?
괴물이 만들어진 건 나의 잘못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판단할 몫은 아니다 → 🙄?
뭔가 연결 짓고 싶은 건 알겠는데 잘 공감이 안 되고 이해도 안 돼요.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청년백수들을 보여주고 싶었냐고 물으면 대충 맞긴 한 것 같네요. 백수들이 백수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것도 보여주고 나름의 사연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사망한 사람들이 모두 정신적으로 좀 불안했던 청년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아니, 영화를 더 괜찮게 만들 수 있었던 거 아님?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 문제를 가져다가 너무 허접하게 만들었네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연기나 연출이 좀 조잡해요. 컴퓨터로 조사하는 장면도 좀 지루하게 지나가고. 그렇게 만들 거면 그냥 짧게 넣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그냥 크레딧 보다가 궁금해진 건데 왜 형사들을 형사1, 여형사로 표기했을까요? 형사2는 없던데요?ㅋㅋㅋㅋㅋㅋㅋ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그냥 킬링타임으로 한 번은 볼만합니다. 모티브가 된 사건이 좀 충격적이긴 하네요. 솔직히 이 사건마저도 그렇게 잘 표현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추천은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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