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댐즐(Damsel)'을 봤는데요. 주인공인 엘로디(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가 예식 때 입은 드레스에 사용된 장식 들 중에 궁금한 것들이 있어서 찾아봤습니다.
※영화 '댐즐(Damsel)'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요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신경 쓰이시면 영화를 본 뒤에 읽으시는 걸 권장합니다.
영화 속 엘로디 공주의 의상 디자이너는 아만다 몽크(Amanda Monk)라고 하네요.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할 때 스페인과 이탈리아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스페인 스타일의 자수는 손으로 직접 놓았다고 하네요. 제작하는 데 4일이 걸렸대요.
이건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이 아실 것 같은데요. 저 뼈대 같은 건 스커트를 원하는 모양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보형물입니다.
영화에서는 16~17세기에 주로 사용된 파팅게일(Farthingale)이라고 하네요. 다른 시대에 유행한 비슷한 물건으로는 파니에(Pannier, 17~18세기), 크리놀린(Crinoline, 19세기), 버슬(Bustle, 19세기 후반)이 있습니다.
코르셋을 입는 데 가슴에 길쭉한 물건을 넣는데요. 비슷한 시대 배경의 영화를 몇 번 보긴 했지만 좀 생소합니다. 나중에는 칼처럼 사용되어서 이게 뭘까 궁금했거든요.
이는 보디스 단검(Bodice dagger)입니다. 보디스(Bodice)는 여성용 조끼 혹은 코르셋을 뜻합니다. 보디스 단검 자체는 몸에 숨겨놓는 호신용 단검을 뜻하는데요.
16세기 때는 고래뼈로 코르셋을 만들어서 몸통 부분이 뻣뻣한 모양을 유지하게 했는데 일반적으로 나무, 뿔, 상아, 금속 또는 고래뼈로 만든 버스크로 몸통 앞부분을 단단하게 만들고, 얇은 칼 모양으로 따로 만들어서 버스크를 쉽게 제거하고 교체할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온 건 호신용이라기엔 장식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귀족 여성의 자세를 고정하기 위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엘로디의 여동생이 달걀 모양 장신구를 열어 향을 맡는데요. 이것은 향이 나는 장신구, 포만더(Pomander)입니다. 보시면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죠. 안에 향유, 향초, 말린 꽃을 채워서 착용자의 냄새를 가려주는 향수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목이나 허리에 걸었다고 해요.
영화에서는 나중에 임시 랜턴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 굳힌 향유가 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뭔지 모르겠고 그냥 저걸 저렇게 활용하는 구나~ 했는데 이렇게 보니 모두 귀족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 역할을 강제하는 것들이었네요. 엘로디는 저항과 생존을 위해 이 장신구들의 용도를 바꿔 상황을 헤쳐나갑니다.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캐릭터로서 힘을 가지는 모습을 강조하고자 하는 요소들이라고 하네요.
재해석된 동화 느낌의 영화라 엔딩이 조금 뻔하고 유치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엘로디 배우가 연기도 잘하고 재밌었습니다.
참고: https://screenrant.com/damsel-princess-elodie-wedding-dress-secret-details-explained/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Five Nights at Freddy's)' 후기 (0) | 2024.05.13 |
---|---|
영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 - 찐따남들이 급발진하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사랑과 전쟁이었음 (2) | 2024.04.20 |
영화 '잠' 후기(결말 스포O) - 마지막 적반하장이 소름 돋음; (1) | 2024.01.31 |
영화 <황야> 후기(스포○) - 클리셰지만 먹을만 했다 (0) | 2024.01.27 |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아쿠아맨2) 후기 (1) | 2024.0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