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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앤오프<제페토 (Geppetto)> : 피노키오의 사춘기

by ₊⁺우산이끼⁺₊ 2021.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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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앤오프(ONF)의 미니 5집 ≪SPIN OFF≫의 수록곡 <제페토 (Geppetto)>리뷰입니다.
'SPIN OFF'는 온앤오프의 기존 세계관의 또 다른 방향성이 담긴 앨범이라고 하네요. 앨범 이름처럼 외전 같은 느낌인 듯합니다.

2020년 8월에 발매된 온앤오프 미니 5집 'SPIN-OFF'

*타이틀곡은 스쿰빗스위밍(Sukhumvit Swimming)이었습니다.

요즘 메타버스 유행으로 생긴 아바타 때문에 제페토를 검색하면 묘하게 기분 나쁜 3D 캐릭터가 잔뜩 나오는데요. '제페토'는 동화 피노키오에서 피노키오를 만든 목수 할아버지 이름입니다. 피노키오라는 이름도 제페토가 붙여준 거예요.

목각인형인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집니다. 말썽꾸러기였던 피노키오는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정신 차린 뒤, 용감하고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이 됩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건 파란 요정이에요. 모 해외 영화에서 파란 요정이 소원을 이뤄준다~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죠. 피노키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어떤 말썽을 부려도 용서해주고 없는 돈을 마련해 책도 사주는 자상한 인물로 나옵니다. 아버지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겠죠.

Geppeto · ONF

날 움직이게 하고 내가 숨을 쉬게 했죠
날 생각하게 하니 나는 궁금한 게 많죠

영혼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자 의문이 많아진 피노키오.

왜 나를 만든 거죠 대체 무얼 위해서
내게 숨을 불어넣으면 내가 행복해진 건가요
나는 어떤 존재일까 혼란스럽기만 해
내 자신을 더 알고 싶어

대체 날 왜 만들었어요?
부모 같지 않은 부모의 자녀가 할법한 대사를 날리는 피노키오.
사춘기 온 청소년 같네요.

거울 속을 한참 들여다봐도 멋진 구석 하나 없는걸
나를 만든 그 의미 내게도 알려주겠니 넌 알고 있니

사람과는 다르게 목각인형인 자신의 모습.

Geppetto 미안해요 난 할 일이 생겼어요 Bye
Geppetto 내가 누군지 알아야겠어요

*정확하진 않은데 Geppetto라고 할 때 와이엇이 '삐뚤삐뚤'이라고 하는 가사가 있습니다.

You are my Geppetto
But I'm not Pinocchio
Anymore

You are my Geppetto
But I'm not Pinocchio
Anymore

당신은 나의 제페토, 하지만 난 피노키오가 아냐, 더 이상은.
당신이 날 만들었지만, 난 더 이상 당신이 만든 무언가로 남아있지 않을 거야.

You're my Geppetto in my life
온통 낯설게 변한 삶
길고 뾰족한 코도 맘에 들지 않아
어쩌면 나의 탄생마저 저주일지 몰라
내 존재의 붕괴야 아님 비추는 등대야
거짓 없는 난 코가 길어지지 않아
그저 비뚤어질 뿐이야

당신이 날 만들었죠.
내가 감정을 가진게 너무 낯설어.
남들과 다른 내 모습도 싫어.

질풍노도의 피노키오.
거짓 없이 삐뚤어질 뿐이라는 건 이게 반항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의문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왜 나를 만든 거죠 대체 무얼 위해서
잠깐의 장난으로 날 우연히 얻은 건 아닌가요
나는 어떤 존재일까 혼란스럽기만 해
내 자신을 더 알고 싶어

목각인형의 이야기지만 실제 아이들의 상황을 대입해보게 되네요. 세상엔 이상한 부모가 너무 많죠.

내 맘속을 한참 들여다봐도 따뜻한 구석 하나 없는걸
나를 만든 그 의미 내게도 알려주겠니 넌 알고 있니

체온도 없고 제대로 된 감정도 가지지 못한 목각인형.
사람들은 인형을 만들 때 어떤 의미를 담을까요?
존재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심장을 가진 인형 혹은 인형 같은 사람
난 어느 쪽인 걸까 당신도 알 수 없겠죠

자신이 인형인지 사람인지 혼란스러운 피노키오.

사랑이란 단어 Import 행복이란 답 Export
아픔이란 감정 Import 슬픔이란 답 Export
당신이 만든 함수가 이래
그럼 사랑 때문에 아픈 이 감정은 뭐죠
나는 더 고통스럽게 행복하고 싶어
당신을 만든 신도 이런 식인가요

*Import는 가져오기, Export는 내보내기인데 입력/출력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프로그램으로 입력된 감정들.
근데 사랑을 Import하고 아픔이 Export될 수 있는 건가?
모순적인 감정을 느꼈지만 싫지 않아.
더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싶어.

더 고통스럽게 행복하고 싶대😭

Geppetto 미안해요 난 이제 멀리 떠나요 Bye
Geppetto 내가 누군지 알아야겠어요

제페토는 감정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자기자신을 찾기 위해 떠납니다.

'Bye'라고 할 때 쓸쓸해요.😭😭


이 곡을 듣고 <바이센테니얼 맨>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옛날 SF 영화인데요. 제작과정의 실수로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된 안드로이드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서 불량 안드로이드는 스스로 생각하고, 취미를 가지고, 돈을 벌고, 감정을 느끼며, 외관도 더 사람처럼 바꾸고 싶어해요.
자아를 가진 안드로이드 영화가 몇 가지 더 있지만, 엔딩 때문에 특별히 이 영화가 생각났던 것 같네요. 스포일러를 보고 싶은 분들은 위키백과에 올라온 줄거리를 확인해보세요.

무대도 있길래 봤는데 개인적으로 멤버 중에 유랑 잘 맞는 곡인 것 같아요. 올해 할로윈 때 토이스토리 우디 코스프레를 해서 그런가.😂
노래에서 'Bye'라는 가사가 킬링파트인데(주관적인 의견) 유가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Bye

움짤 무대 영상: https://youtu.be/Y1oOrMjD9nc

수록곡도 좋은 온앤오프!
자기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 피노키오의 이야기, <제페토 (Geppetto)>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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