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영화관에서 봤는데 뒤늦게 올리는 '하얼빈' 리뷰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안중근 = 이토 히로부미 총살함.
진짜 엄청 잘 찍은 독립 영화 느낌이었어요.(칭찬임)
영화를 크게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로 구분하잖아요. '하얼빈'은 예술 영화에 가깝습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연출이 없어요.
사실 지금까지 나온 근현대사 기반 영화들을 보면 로맨스를 넣는다던가 액션을 화려하게 촬영한다던가 눈물 나는 신파 장면을 넣는다던가 하는 방식을 이용해 관객을 끌어모은 게 대부분인데요. 하얼빈은 그런 게 없었습니다. 근데 너무 신기하게도 끝까지 집중하면서 보게 되고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영상미도 굉장히 뛰어납니다.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고요. 조명 연출도 좋았고 장면 하나하나가 다 너무 좋았어요. 이토 쏴죽일 때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 정말 좋았네요. 함께 싸우다 떠난 사람들의 영혼이 함께 보고 있던 거겠죠.
*리뷰 쓰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토 히로부미 역 배우는 실제로 일본 남성 배우 릴리 프랭키씨라고 하네요.
처음에 싸우는 것도 꼭 다큐를 찍는 것처럼 촬영했더라고요. 다른 영화였으면 싸우는 사람들을 돋보이게 하려고 멋있는 장면을 하나쯤 넣을 수도 있는데 그냥 실제로 싸우는 것처럼 처절해요.
특이한 점은 일반 시민들이 안 나온다는 점이네요. 사실 저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같이 본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보통 영화에 일반인들이 다니는 길이 나오면 배경에 엑스트라들이 있기 마련인데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요. 억압받는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예산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요.😅
한국 영화인데 뭔가를 제대로 먹는 장면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한 거네요. 거의 유일하게 있다시피한 식사 장면은... 정말 처절합니다.
이건 딱히 좋았거나 싫었던 건 아닌데 초반에 등장인물들 구분이 잘 안 돼요. 다들 옷을 비슷하게 입은데다 분위기가 어두워서 안경 쓴 사람 말고는 누가 누군지 좀 헷갈리더라고요. 이것도 예술 영화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였으면 이렇게 안 하지...
우리는 대한민국이 독립되었다는 걸 알지만 그때의 독립운동가들은 모르셨을 거 아녜요. 게다가 주변인들이 계속 떠나고...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에 그런 내면의 불안감이 계속해서 표현된 것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시위하고 싸우는 영화에 그런 부분이 섬세하게 표현된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촬영 비율 때문에 아이맥스에서 보라고 추천하던데요. 전 일반 상영관에서 봤는데도 좋았습니다. 몇 년 뒤에 다시 극장에서 재개봉할 만큼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요즘 몇몇 배우들이 사람들이 영화관을 안 가서 힘들다고 눈물 흘리시던데 당신들이 이런 영화 찍었으면 영화표가 비싸도 봤겠지요.😭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어거지로 만든 상업 영화 볼 바엔 예술 영화 본다고요. 이렇게 잘 만들었는데 어떻게 안 봄?
표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고요. 지금까지 나온 한국 근현대사 영화 중에서 가장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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