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온 작가의 웹소설 '회귀자 인성 교육' 리뷰입니다. 외전 없이 170화로 완결되었으며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블라이스 등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장르는 현대 판타지 BL입니다. 헌터물이에요. 제목만으로는 BL인지 모르고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체이용가이지만 노골적인 묘사가 있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후의 던전>을 클리어하고 이단우는 죽었다.
검이 목을 찌르고 천장이 무너지는데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하지만 그는 다시 눈을 떴으며, <종말>이 오기 전으로 돌아왔다.
<최후의 던전> 1차 공략에서 차우원이 죽고, 혼자 빠져나오면서…….
자신이 무엇을 바랐던가?
“괜찮으세요? 식은땀이 나는데.”
단우를 모르는 어린 차우원이 말했다.
그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울고 계신데요.”
‘알아.’
후회하는 일이라면 얼마든 있다.
그중 가장 후회되는 일이 시작되기 전으로,
이단우는 돌아왔다.
* * *
“눈앞에 있는 서른 명을 괴수가 짓밟으려고 해.
네가 막으면 넌 죽겠지만 그들은 살 수 있어. 어떻게 할래?”
단우의 물음에 차우원이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내가 막는 게 옳은 판단 같다.”
‘이 사람 좋은 새끼…….’
공략 방법이고 뭐고, 그보다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최후의 던전>에서 차우원이 왜 죽었는가?
저 대책 없이 좋은 인성이 문제였다.
이번엔 단우가 그를 구할 것이다.
저 바른 인간성을 뜯어고쳐서.
-출처: 리디북스 작품 소개
판타지 카테고리에 있는 헌터물들은 자신의 성장과 어떤 큰 목표 달성에만 치우치고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는 단편적이고 허접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서 금방 질리다 보니 결국 발 담가보는 게 BL 헌터물인 것 같습니다.(전 그냥 장르 안 가리고 다 보는데 판타지는 그냥 너무 길어서 질리는 것 같기도;;) 근데 BL 헌터물은 또 너무 어이없게 서로를 사랑하고 유치하게 싸우고 물고 빨고 난리를 쳐서 그냥 BL 아니었음 좋겠다 싶기도 하고.... 원래 별거 아닌 이유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지만 너희들의 염병질을 보고 있는 내가 힘들다.
딴소리를 너무 많이했는데 어쨌든 기승전결 확실하고 재밌었습니다.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단우가 사망한 자신의 부모님을 찾는 부분이네요. 이단우는 동료들에게 딱히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해당 게이트에 들어갈 때도 부모님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1차 공략팀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고만 했죠.(1차 공략팀이 실패하면 던전이 터지기 전에 2차 공략팀이 들어감) 이전에 2차 공략 위주로 도는 이유를 아주 대수롭지 않게 팀의 명성 때문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요. 이단우가 부모님 시신을 찾고 난 후 소서정의 서술에서 이단우 팀이 2차 공략을 할 때 1차 공략팀의 시신이나 유품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보통은 2차 공략 때 1차 공략팀 사망자가 있다는 보고서를 봐도 그냥 넘어가고, 우연히 발견하는 게 아닌 이상 굳이 찾아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단우도 이걸 알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부모님을 찾아 나선 거예요. 헌터로서 최악의 스탯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등급의 게이트에 들어가기 위해 갈고닦은 이유인 거죠. 또한 다른 사람들(일반인이거나 약한 헌터)은 자신과 같은 비극적인 일을 겪지 않았으면 했던 겁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전혀 생색내지 않고 마치 자신의 이익 때문에 그런 것처럼 말하고 다닌 거예요.
소서정은 그런 사람을 세간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알고 있었다.
'영웅이잖아.'
-99화
이 부분 읽으면서 저도 '헉, 그러게. 완전 영웅이잖아' 했네요. 정말 절묘하게도 이때 딱 1부가 끝나더라고요.
전 소서정 나왔을 때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였습니다.ㅋㅋㅋ 이름이 중성적인데다 판타지 세계관에 남자가 세 명이나 모였으니 이제 여자 한 명 나오겠네?라는 생각도 있었고 소서정 관련 서술을 보며 여자 같다고 느낀 것도 있습니다. 생각이나 말투, 행동을 보고 이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 것이라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남자인 걸 알고 읽어도 소서정의 말투나 사용하는 단어(?)가 묘하게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여성을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어쨌든 그는 남자였습니다. 혹시 웹툰화하게 되면 그냥 여성으로 각색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초반에 나오는 성적인 장면 묘사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게 전체이용가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노골적인 묘사가 있습니다. 기희윤이 장난친 약을 먹고 차우원의 도움을 받는 부분인데요. 생각보다 묘사가 너무 자세하고 분량이 길더라고요. 뻔한 클리셰이기도 하고 너무 길어서 좀 그랬어요. 차라리 일반 약물 중독 증세라 사우나 같은 곳에서 땀 빼게 하는 전개였어도 됐을 것 같은데요.(내가 BL작가를 못하는 이유)
애초에 BL은 장르 자체가 음지라 청불이 많은 거지 사실 책은 앵간하면 청불 받기 힘들다고 알고 있긴 하거든요. 청불 딱지 붙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아슬아슬하게 전체이용가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카카페에서조차 15금이 아닌 건 좀 놀랐네요. 막 억지로 하는 폭력적인 장면은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아님 그 부분 좀 잘라냈나?
그리고 다른 인물 시점이 나올 때가 많은데 이거 때문에 반복되는 서술이 좀 많아서 좀 지루할 때가 있습니다. 심할 때는 바로 위에 있는 내용을 굳이 또 다른 사람의 서술로 반복해서 좀 그랬네요. 기다무로 봤으면 하차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민온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었는데 전투 묘사하는 거 좋아하시나봐요. '회귀자 인성 교육'의 전투는 나쁘진 않았는데 조금 상상하기 어려운 전투 장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소설이 내용상 크게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결말이 깔끔합니다. 웹툰이면 모르겠는데 소설은 작가가 설명하지 않거나 대충 넘어간 부분을 제 상상으로 채우다 보니 알아서 개연성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과 결과가 이상하거나 인물들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이 딱히 없었습니다.
주인공 두 사람 외의 다른 커플링은 헤테로 하나 있어요.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요. 그냥 헌터가 되기 위해 이용당해요.ㅋㅋㅋ 서브남일랑말랑 하는 애가 있는데 사랑이라기 보단 본인의 결핍으로 인한 집착일 뿐이고 그냥 악역으로 끝나요.
※ 결말 스포일러 주의 ※
기희윤 때문에 뒷목 잡는 분들 있을텐데 <최후의 던전>에서 결국 죽어요.^^ <최후의 던전>에 입장한 헌터들이 세이렌 때문에 회귀 전 기억이 돌아오는데요. 그때 이단우와 했던 계약 내용을 기억하게 되면서 자신과의 계약을 어긴(?!) 이단우를 죽이려다가 되려 본인이 죽습니다.
아슬아슬한 남성동성애 19금 묘사에 거리낌이 없다면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아니면 그 부분만 스킵하셔도 되고요.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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