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

이승기, 다음 콘서트에서는 쉬지 않고 춤추며 20곡 부를 예정?

by ₊⁺우산이끼⁺₊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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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기 씨가 다음 콘서트에서는 쉬지 않고 20곡의 댄스곡을 선보일 건가 봅니다.

 

이승기 씨는 한국의 방송사 SBS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 iQIYI에서 진행 중인 Starlight Boys라는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가이더(심사위원 역할)로 출연 중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시그널송 미션에서 연습생들에게 합격자가 나올 때까지 시그널송을 연달아 추게 했습니다. 이들은 68명 중 56명이 뽑힐 때까지 2분짜리 시그널송 안무를 반복해서 춰야 했고요. 곡과 곡 사이에는 30초의 휴식 시간만 있었습니다. 10회 차가 지나자 격한 춤을 연속해서 춘 연습생들이 지쳐 쓰러지고 산소호흡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제작진과 가이더들 모두 이 상황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는 그때, 이미 합격한 연습생 쑨 잉 하오 씨가 'STOP(멈춰)'을 외칩니다. 눈치만 보던 다른 연습생들도 함께 STOP을 외칩니다.

쑨 잉 하오 씨는 할 말이 있다면서 앞으로 나왔고, 자신의 모국어인 중국어로 차분하고 정중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습니다. 처음에 하는 말은 자막이 안 나오고 '저희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에요!'라는 말만 자막이 뜨길래 정확히 무슨 말을 한 건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요.

제작진이 저희의 투지와 인내심을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습니다. 지구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희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닙니다!

제작진은 쑨 잉 하오 씨가 제작진을 존중하는 발언은 없애고 자극적인 말만 자막으로 내보냈네요.

쑨 잉 하오가 정중하게 항의했지만 마치 떼쓰는 것처럼 보이도록 마지막 말만 번역한 제작진

 

이에 이승기 씨는 쑨 잉 하오를 그윽하게 쳐다보시더니 가이더석에서 일어나 쑨 잉 하오에게 자신의 자리에 앉으라 하며 앞모든 연습생이 보이는 자리로 나갑니다.(굳이 양 옆에 가이더들이 있는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한 이유를 모르겠음;)

팔짱 끼고 쑨 잉 하오 씨와 함께 항의하며 촬영 중지를 외친 연습생들을 쭉 쳐다보더니 하는 말.

소름돋는 이승기 씨의 말

여러분 여기 케이팝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에요?
K-POP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온 게 아니라 팬들 앞에서 공연을 펼치는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 온 거죠. 맞죠?
(같이하고 있는) 가이더들 다 콘서트 하면 많으면 30곡(정도)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한단 말이에요.
관객이 가수의 절박한 퍼포먼스를 보고 기뻐할 권리를 빼앗는 거예요. 이게 힘들다고 하면!!!
쑨 잉 하오가 왜 그 말을 했는지 이해해요
그렇지만 우리는 여기에 글로벌 아이돌 가수를 뽑기 위한 자리이지, 장기 자랑하려고 모인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건 계속 지켜봐야 돼요.
왜냐하면 저기(춤추던 연습생들)는 진짜 지금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친구들이 있어요.
근데 중간에 이런 말을 해버리면 저 친구들의 흐름을 끊은 거라고.
(연습생들이) 지치지 않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마지막까지 보여줄 수 있게 응원만 해주면 돼요. 알았죠?

한 마디로 정리하면 '새끼들 빠져가지고 이딴 걸로 촬영을 중지시켜?'네요.

 

그리고 제작진은 이다음 장면에 다른 연습생이 'K-POP 아이돌이 되기 위해 하루 종일 춤출 수도 있다'라고 외치고, 쑨 잉 하오 씨가 사과하는 장면까지 넣으면서 마치 연습생들의 과도한 노동이 꿈을 향한 청춘의 '노력'이며 쑨 잉 하오가 이를 멈춘 것은 잘못된 것이고, 이승기의 말이 백번 옳은 것처럼 포장했습니다.

기어코 연습생 본인 입으로 '내가 내 꿈 이루려고 추고 싶어서 추는 거다'라는 말을 뱉게 한 이승기
결국 항의한 걸 사과하게 만듦

 

저는 너무 소름이 돋았습니다. 관객이 가수의 절박한 퍼포먼스를 보고 기뻐할 권리가 뭔가요?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데 흐름을 끊었다는 게 무슨 소리죠? 이 무슨 '더 일하고 싶은데 노동법이 막고 있다'고 욕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소리를 할 수가 있나요? 너무 충격적이라 뭘 어떻게 지적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승기 씨는 연습생들이 너무 힘들어서 산소호흡기까지 쓰는 걸 보고 기쁘셨나요? 연습생이 항의할 때 표정 굳히신 다른 가이더분들도 참가자가 쓰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고 기특하셨나요?

방송이라 눈치 보여서 끼어들지 않고 아무 말 안 할 수도 있겠죠. 근데 이승기 씨는 나서서 그런 말씀을 하셨잖아요. 촬영 중지된 건 돌발상황이라 이게 대본 같지도 않고... 너무 충격적이네요... 그런 사람으로 안 보였어서 더 충격적이에요.

다른 가이더들 다 아이돌 혹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 같던데 좋게 생각하면 오히려 당사자들이니까 비슷한 압박을 받고 데뷔했으니 그게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근데 이승기 씨는...? 춤도 안 추고 아이돌 출신도 아닌 한국 남성 솔로 발라드 가수 아니신가요? 오히려 제삼자 입장에서 바라보는데 이상함을 못 느낀 걸까요?

 

또 다른 의문.

실제 아이돌은 콘서트에서 30곡을 연달아 부르나요?? 헉헉 대면서?

저도 아이돌 콘서트에 가봤지만 혹시 제가 갔던 콘서트만 안 그랬던 건가 싶어서 묻는 겁니다.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부르시는 조용필 씨를 제외하고는 5곡 이상 쉬지 않고 부르는 가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조용필 씨도 중간에 짧은 멘트 정도는 하셨습니다. 가수들이 연속으로 많이 해봤자 마지막에 앵콜 부를 때 관객들과 함께 뛰면서 노는 정도고 격한 안무를 하는 건 본 적 없어요. 몇 곡 하지 않는 축제에서도 곡과 곡 사이에 멘트를 하는데;;

심지어 아이돌이 아닌, 격한 댄스가 없다시피 한 에픽하이마저도 2~3곡 정도 하고 나면 잠시 쉬며 멘트를 하거나 미리 찍어둔 VCR을 틀어줍니다. 대체 왜 이승기 씨가 시그널송 미션을 콘서트에 필요한 지구력에 연관 지으며 정당화했는지 궁금하네요.

 

이외에 굳이 K-POP 아티스트와 아이돌을 구분하는 것도 외국인들이 K-POP 까내릴 때 하는 주장 중 하나라 좀 웃기긴 한데 이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나름 글로벌 합작 프로그램이라는데 진짜 창피하네요.

 

그래도 이승기 씨가 다음 콘서트에서는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인이 아이돌들에게 그런 조언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요!

발라드 가수라서 그만큼의 댄스곡이 있진 않겠지만,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르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콘서트에서는 종종 다른 곡을 부르기도 하니까요.

참고로 해당 프로그램의 MC와 가이더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성은 불법 유흥업소 때문에 이제 안 나오는 줄 알았는데 다시 방송하시나 봐요?

어쨌든 배우인 이성경 씨를 제외한 한해, 권은비, 에릭, 후이, 윤, 최영준, 대성, 이승기 씨 모두 다음 공연에서 30곡의 댄스곡을 연달아 출 거라고 하니 기대되네요. 관객들도 거기에 호응하려면 체력을 열심히 길러야겠어요.👍 혹시 이거 운동 권장 프로그램인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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