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시리즈, '미타라이 가, 불타다'를 봤습니다. 만화 원작이라고 하네요.
8화까지 있고 한 화당 50분 정도 됩니다.
드라마 잘 안 보는 이유가 중간에 끊는 걸 잘 못해서 결국 8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거나 다름없게 되기 때문인데 뭔가 이 시리즈에 대해 어디서 들었던 것 같아서 보게 됐습니다.
13년 전에 있었던 불행한 화재 사건. 그 책임을 자신의 어머니가 뒤집어써야 했기에, 이제 안즈는 복수를 준비한다. 정체를 숨긴 채 냉혹한 계모의 가사 도우미로 일하며.
우선 간단한 후기를 써보면.
배우들이 다 연기를 잘하고 긴장감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근데 결말이 좀 웃겨요. 계속 재밌다가 7화부터 흐린 눈 하게 됩니다. '결국은 ~~~하려던 거잖아요!' 이런 대사가 있는데 진짜 어이없기도 하고요. 갑자기 왜 그런 이야기로 튀는 건지...
그리고 남편이 제일 이상한 놈입니다. 본인 직장일(병원)에 미쳐서 가정을 전혀 돌보지 않아요. 굉장히 유유부단하기도 하고요. 자아가 지나치게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 주제에 직장이 너무 소중해서 가정폭력도 합니다. 결혼도 직장 때문에 한 것 같고요.(병원에서 아내가 해줄 일들이 좀 있나 봄) 어쨌든 제일 꼴 보기 싫은 캐릭터입니다. 그럴 거면 평생 독신으로 살아.
좀 딴소리 같은데 아들 역할 하신 배우분들... 이유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젖으니까 잘생겼어요...; 둘다 머리 젖는 장면이 있거든요. 갑자기 잘생겨져요.
줄거리(약스포 있음)
*연속으로 봐서 정확히 몇 화 내용인지 헷갈릴 수 있음.
과거, 대대로 병원을 경영하던 명문가 미타라이 가가 불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원인은 아내가 가스불을 끄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 밝혀집니다. 아내는 불타는 집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뒤, 남편과 이혼하고 두 딸과 함께 집을 나오게 됩니다.
13년 후, 야마우치 시즈카는 미타라이 가 저택에 새로운 가사 도우미로 취직합니다. 저택에서는 후처인 미타라이 마키코가 맞아주는데요. 마키코는 시즈카에게 2층은 절대 올라가지 말고 1층만 청소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이 가사 도우미를 고용했다는 사실을 함구할 것도 요구합니다. 마키코는 꽤 유명한 모델인데 집안일은 잘 못하기 때문에 시즈카를 고용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일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해 보이고 싶어 하는데 실제로 그러지 못하니까요.
야마우치 시즈카의 본명은 안즈입니다. 안즈는 과거에 '미타라이 안즈'였지만 저택 화재 사건 이후 이혼하면서 사츠키(엄마)와 함께 집을 나오게 됩니다. 화재 당시에 봤던 마키코의 기쁜 표정을 보고 마키코가 저택에 불을 질렀다고 거의 확신합니다. 가난한 싱글맘이었던 마키코는 저택에 놀러올 때마다 상습적으로 사츠키의 물건을 훔쳤거든요. 사츠키의 스타일이나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하고요. 엄마가 아닌 마키코가 불을 질렀다는 증거를 찾고 복수하기 위해 가명으로 취직한 것입니다.
여기서 대환장인게 마키코는 사츠키와 친한 사이였대요. 남자가 전부인의 친한 친구와 재혼한 거임;ㅋㅋㅋ 재혼한 뒤에 아이를 낳진 않았습니다. 마키코에게는 이미 전남편과 낳은 두 아들이 있거든요.
마키코가 두 아들에 대해서 형은 해외에서 일하고 동생은 의대에 다니고 있다고 말하는데, 초반에 나오지만 해외에 있다는 형은 저택 2층에서 히키코모리로 살고 있습니다. 동생이 그나마 상식적이고 멀쩡합니다.
(여기부터 결말 스포 있음)
뭐 이러쿵 저러쿵해서 결국 범인이 밝혀지게 되는데요.
전 사실 형이 불을 질러서 죄책감에 히키코모리가 됐거나 자기 엄마가 불을 질렀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아서 그렇게 사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요. 범인은 동생 쪽이었습니다.
마키코는 화재가 났던 날 자신이 훔쳤던 물건들을 모두 되돌려 놓으려고 저택에 갔었고요. 깜박하고 니트를 하나 놓고 오지 못했는데, 사츠키를 굉장히 좋아했던 둘째 아들이 니트가 사츠키의 것이라는 걸 알아보고 가져다준다고 저택에 간 것입니다. 거기서 가스불로 어찌저찌하다가 불을 내고 놀라서 도망친 거예요. 애기였으니까 그럴 수 있지...
범인은 그렇다치고 결말이 진짜 웃긴데요.ㅋㅋㅋㅋㅋ 안즈가 첫째 아들과 함께 살기로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데 결혼이나 다름없는 것 같네요. 안즈가 마키코한테 첫째 아들을 달라고 해요. 좋아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7화인가부터 갑자기 로맨스 분위기로 바뀌어서 '너네 뭐 하냐...?'라며 흐린 눈으로 봤지만 진짜 이런 엔딩일 줄은 몰랐음.... 결혼 엔딩 어쩔 건데;ㅋㅋㅋ 다행히 동생끼리는 사귀지 않는 것 같고요.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어이없는 대사는 '결국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거잖아요!'입니다.(대사 정확하진 않음) 마키코와 두 아들이 서로 범인이라는 사실을 감싸주기 위해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 릴레이를 하거든요.
드라마의 결론이 가족을 지키는 마음(?)이 되는데 이게 맞냐...? 일본스러운 결말인 것 같기도 하고.
결말이 제 입맛에 안 맞았지만 재밌게 봤구요. 한국 버전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아요. 친구 이름으로 취직하는 부분에서 막힐 수도 있겠지만 어둠의 경로로 신분 하나 얻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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