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추리반 시즌3 1화, 2화 후기입니다. 아직 깊게 추리할만한 건 없기 때문에 그냥 코멘트 다는 느낌으로 써봤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첫 사건은 설명은과 학교를 구경하다 체육관에서 비명을 들으면서 시작되는데요. 체육관 뒤쪽에 있던 노지담이 누군가의 화살에 맞아 다치게 됩니다. 노지담은 훈련을 하고 있던 연승혜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전학 온 첫날부터 이런 일이...!
개인적으로 좀 연승혜가 운동부치고는 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장면입니다. 장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사건 때문에 예민한 상태라 아예 못 들어오게 문을 닫거나 나갈 때까지 뭐라 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질문에 대답도 해줘요. 솔직히 '찰칵' 소리 났을 때 엄청 화낼 줄 알았어요. 고등 운동부면 입시 스트레스 + 운동 성과 + 장비 관리 때문에 엄청 예민할 텐데.
여튼 체육관을 돌아다녀보니 교내에서 노지담과 연승혜가 양궁 성적 투탑임을 알게 되었고요.
상담실에 있던 또래상담일지를 보고 양궁부 내에서 학교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상담일지 뒤지는 거 좀 긴장됐는데 코치님이 안 오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 아예 책상에 펼쳐놓고 봄. 어쨌든 동급생을 대상으로 괴롭힘이 있었고, 후배까지도 당한 것 같습니다.
자꾸 외모 찬양 나와서 노잼인 차수열 쌤... 여고마다 특정 남자 선생님 잘생겼다고 학생들 사이에서 쑥덕대는 게 있는 건 맞는데 연출할 때 너무 호들갑 떠는 느낌? 약간 로판 웹소설에서 한 페이지 꽉 채워서 외모 주접떠는 걸 보는 느낌?
그리고 대사 때문일 수도 있는데 차수열 선생님 배우 분께 진짜 너무 죄송하지만 좀 뚝딱거리시는 것 같아요. 애드립을 잘 못 받아치셔서 나까지 다 어색함ㅠ 예상 못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는 게 맞긴 한데... 좀 그렇네요. 비중이 좀 높았는데 아직도 이 분이 어떤 성격인지 잘 모르겠어요. 교사 경력이 짧은 분들은 좀 어색한 게 있긴 한다지만 뭔가 '잘생겼다'라는 것 말고는 개성이 없는 것 같아요.
이거도 좀 짜친 부분인데 추리반이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저 화살 봐봐'라고 하는 거... 화살이랑 옷 가져가겠다는데 그냥 그러라고 허락하는 거... 오늘 처음 본 애들이 저러는데 막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고 가져가서 추리하라고 떠미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요.
노지담의 옷을 보니 화살을 꼭 위에서 쏜 것처럼 찢어져 있었는데요. 체육관 옥상에 올라가 보니 화살 깃이 하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범인은 체육관이 아닌 옥상에서 화살을 쏜 거죠. 누군가 노지담을 해치고 연승혜에게 덮어씌우려 한 겁니다.
이 화살의 주인은 탁사라.
동기는 학교 폭력. 알고 보니 노지담과 연승혜는 한 패거리로, 두 사람이 탁사라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비싼 물건을 갈취했었다고 하네요.
2화에서 탁사라가 범인인 걸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가 화살 길이였는데요. 선수의 팔 길이에 따라 화살 길이도 다르다고 합니다. 근데 여기서 추리반이 운동부에 있던 화살 만지는데 제가 다 식겁했네요. 운동하는 분들 장비 관련해서 엄청 예민하지 않나요? 나만 두근거렸니?ㄷㄷ
범인도 밝혀지고 나름 사건이 해결되는 건가 했더니 당연하게도(?) 선생님은 사건을 묻고 싶어 하는 눈치입니다.
두 번째 사건은 구급차에 실려간 황미나 이야기. 하루 만에 이게 무슨 일이야.😱
황미나는 1화 초반에 국지희한테 알바 자리 소개해달라고 했던 어두운 표정의 학생이에요.
황미나의 창체는 주식투자반. 문학 쌤과 같이 있다가 쓰러졌나 봐요.
쟤는 쟤고, 일단 추리반을 빨리 만들어야 함. 담당 쌤 찾으러 ㄱㄱ
교무실 터는 게 진짜 어이없어요;; 설령 선생님들끼리 친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몰려다니면서 특정 선생님 자리를 기웃거리고 물건 만지는데 아무도 뭐라 안 함...ㅋㅋㅋ 그리고 보통 저런 상황이면 담임쌤이 잠깐 다른 쌤들의 주목을 유도해서 담당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거나 학생들한테 누구누구 쌤이 아직 담당이 없으니 가서 물어보라고 하죠. 아님 ○○쌤이 담당 없었던 것 같은데? 같은 말이라도 하던가. 창체 시간이 따로 길게 있는거면 중요한 활동일텐데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 같아요.
어쨌든 추리반 창설에 성공한 전학생들. 담당 쌤이 말한 동아리실에 갔더니 인원 부족으로 사라진 오컬트부 학생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분위기 갑자기 일본 만화 같아서 좀 애매했네요.ㅋㅋㅋㅋㅋㅋ 입시에 찌든 한국 고등학교에 오컬트부가 있었다는 게 신기해요.
기신희가 설명해 주는 이야기 재밌긴 한데 좀 길어서 지루했습니다.ㅠ 대충 도연의 학번 2118에 저주가 걸려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반대편 건물에 누가 있어요! 다들 야자도 안 하고 쿨하게 하교했는데 누가 남아있는 거냐!!!
찾아가 보니 황미나의 학생증이 떨어져 있었고 폐기숙사의 문은 다시 잠겨있었습니다. 황미나는 구급차에 실려갔는데 어떻게 다시 온 걸까요? 왜 폐기숙사에 간 걸까요?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시즌 1이랑 2에 비해 좀 허술해서 몰입감이 떨어졌습니다. 상황이 흘러가는 게 뭔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코치가 상담실에 애들 두고 나가서 안 돌아오는 거나 교무실에서 너네가 알아서 담당선생님 찾으라는 거 보면 너무 대놓고 '여기서 이런저런 거 뒤져서 찾아보세요~'하고 시간 주는 느낌입니다. 긴장감이 없고 그냥 퀘스트 하나씩 하는 걸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몰입이 떨어지니까 출연진들이 애써서 추리하는 걸 볼 때 추리 오타쿠를 멀리서 바라보는 기분이 들어요.ㅋㅋㅋ
이게 상황이 어색하니까 대사도 좀 어색한 것 같거든요? 선생님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게 너무 대놓고 힌트를 주는 느낌이에요. 시즌 1, 2에서 느꼈던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잘 형성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짜 애매했던 건 갑자기 저녁되는 거... 굳이 학생들 다 하교한 뒤에 동아리 만드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요즘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종례 끝나고 퇴근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야자 감독이 아니면, 특히 예체능 담당이시면 일찍 가셨던 것 같음) 담당 선생님을 그렇게 늦은 시간에 찾는 게 이해가 안 됐어요.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출연진들 쉬는 시간이라도 준 건가?'라는 생각이 들고 몰입이 깨지네요.
사건이 흥미로운데 섬세함이 부족해서 아쉬워요.
응, 그래도 끝까지 보고 즐길 거야.
혹시 여고추리반 시즌 1이랑 2를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좀 미화된 걸까요? 다시 봐야 하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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