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식물 해충은 물리 퇴치가 답이다 - 응애, 진드기, 흰솜깍지벌레에 에프킬라, 노노충, 비오킬, 농약 등 살충제 사용 후기

by ₊⁺우산이끼⁺₊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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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생긴 해충들을 퇴치해 본 후기입니다.

일단 새로 화분 들여올 때마다 소독을 꼭 해줍시다. 화원에서 가져온 건 소독이 싹 되어있기 때문에 상관없는데 당근에서 중고거래하실 때 조심하셔야 해요. 저도 벌레 나온 화분들 보면 하나 빼고는 다 당근에서 구매한 화분이었어요. 당근 이용자 중에는 노년층도 많다 보니(보통 나이가 들면 화분에 관심 가지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고...)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걸 이용해서 벌레 있는 걸 팔아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진드기의 경우는 식물이 멀쩡해서 벌레가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살충제 종류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창문 열기!! 애초에 벌레 생긴 식물은 통풍 잘 되는 곳에 두는 게 좋아요.

 

에프킬라 - 원래 모기 잡을 때나 쓰는 살충제지만 수용성인 경우 식물에 사용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반드시 수용성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스프레이 형식이라 차갑기 때문에 멀리서 쏴야 합니다. 식물 가까이에 대고 쏘면 식물이 냉해 입어서 죽을 수 있어요. 그리고 꽃이 핀 식물에 뿌리면 꽃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노노충 - 처음으로 직접 구매한 살충제인데요. 이름이 ○○충인 건 다 성분이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해충도 예방하고 비료 역할도 해요. 진드기에는 나름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붕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뿌릴 경우 잎이 까맣게 되고 이상하게 자랄 가능성이 높습니다.(홍콩야자 작은 잎들 다 떨어진 원인🥶 지금은 진드기도 없고 다시 잘 자라고 있음) 자주 뿌리시면 안 됩니다! 벌레 완전 퇴치보다는 예방 차원에서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냄새 지독해요. 냄새 진짜 최악.

노노충 성분

 

비오킬 - 약국에서 판매합니다. 벌레를 흥분시켜 탈진하게 만들어서 죽이는 원리라고 합니다. 광고 보니까 식물 말고도 빈대, 모기 등에도 효과가 있나 봅니다. 이거 뿌리면 진드기들이 죽어서 떨어져요. 환경호르몬이라서 사람한테 안 좋다고 하니까 몸에 튀지 않게 주의하시고 손 깨끗이 씻으세요.(대부분의 살충제가 인간한테 딱히 좋은 건 아니긴 함)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비오킬

 

농약 - 응애가 너무 안 죽어서 써봤어요. 당연히 희석해서 사용하셔야 하고요. 사람한테도 매우 위험한 약이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이걸로도 응애 안 죽음; 식물 키우는 사람을 위해서인지 극소량으로 판매하시더라고요.

 

해충 종류 및 퇴치 방법

식물에 생긴 대부분의 해충들은 식물의 진액을 빨아먹으면서 크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가려울 수 있다고 하니 퇴치할 때 장갑을 끼시거나 퇴치 후에 손을 깨끗이 닦아주세요.

벌레가 생긴 식물을 발견할 경우 옮기지 않게 다른 식물과 분리해 주세요.

벌레들은 대부분은 잎사귀 뒷면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약을 뿌릴 때 뒷면에 골고루 뿌려지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물샤워: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 샤워기의 강한 물줄기를 쏴서 벌레들을 날려버리는 물리 퇴치 방법입니다. 약으로도 안 죽는데 겨우 이런 걸로 죽나 싶죠? 물리적으로 떨어트리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샤워를 할 때는 벌레가 흙에 떨어지지 않게 기울인 상태로 하거나 흙에 비닐 같은 걸 씌우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베란다에 샤워건 하나 두고 쓰시면 편해요. 베란다 청소할 때도 편하고.

 

※벌레 사진 주의!!! 직접 찍은 거라 좀 흐릿하고 엄청 확대한 사진은 아니긴 함.

1. 진드기

제 경험상 진드기는 식물에 티 날 정도로 해를 끼치진 않는 것 같더라고요. 자국이 남는 건가 싶긴 한데 일단 벌레 자체가 까만색이라 좀 징그러워요. 얘네는 약 뿌리고 물샤워하면 떨어집니다. 노노충도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닌데 비오킬이 정말 효과가 좋았어요. 비오킬 뿌리고 기다리니까 죽어서 바닥에 다 떨어지더라고요.

물샤워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테이프로 전부 떼버리세요. 뭔 소리냐고요? 말 그대로입니다. 테이프로 까만 옷에 붙은 먼지 떼듯이 진드기들을 떼버리세요.

테이프로 잡은 진드기 - 처음엔 까만 것만 있었는데 노란 것도 생김(새끼인가...?)

2. 흰솜깍지벌레

개인적으로 진짜 개최악의 비주얼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벌레입니다. 벌레가 좀 큰 편이고요. 보통은 솜털이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서 하얀 곰팡이처럼 식물에 들러붙어있는데 솜털이 없는 경우 주황색 몸통을 가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솜털이 몸에만 생기는 게 아니라 군집처럼 그 자리에 남겨요. 그 솜털에 알도 낳는 것 같더라고요. 얘네 잘 안 움직이는데 막상 움직이면 꿈틀꿈틀 생각보다 빠른 편이에요.

흰솜깍지벌레는 약만 뿌린다고 퇴치되지 않는 것 같고요. 눈에 보일 때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 테이프로 떼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이프로 떼는 걸 추천합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로 떼다 보면 밑으로 떨어질 때가 있더라고요. 떨어지면 어딨는지 찾기 힘들어요. 물티슈 같은 걸로 식물에 남겨진 솜털들도 싹싹 닦아주세요.

저렇게 새로 돋아나오는 가지 사이에 하얀 솜털 같은 게 껴있는 상태로 발견됨. 잎에 붙어 있는 건 솜털 없이 주황색인 경우가 많음.
흰솜깍지벌레를 테이프로 잡은 모습 - 오른쪽에 있는 작은 주황색은 새끼인 듯?

진짜 너무 징그러워서 토할 것 같습니다. 막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균? 초소형 벌레 같은 걸 보는 기분이라 속이 메스껍더라고요. 그래도 어쩌겠나요. 잡아야죠.🤢 이게 한 번 의식하면 이후에는 정말 많이 찾게 되더라고요.

해피트리에만 계속 생기길래 검색해 보니까 해피트리가 흰솜깍지벌레에 취약한 식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 집 해피트리에 진드기도 있어서 맨날 테이프로 팍팍 떼주고 있습니다.

3. 응애

농약에도 죽지 않는 개최악 해충. 생각보다 다른 화분에 잘 안 옮기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응애는 그 식물이 말라죽을 때까지 빨아먹고 나서야 자리를 옮기니까요. 빈카에 응애 생겼는데 이 식물이 밑으로 늘어져서 다른 식물에 잎사귀가 다 닿거든요? 응애가 있는 쪽도 닿아있었는데 다른 화분에 한 마리도 안 옮겼어요. 빈카가 죽을 때까지 쪽쪽 빨아먹는 거예요. 진짜 진짜 개최악.🤬

응애의 가장 큰 특징은 식물에 거미줄 같은 것들이 생긴다는 겁니다. 엄청 작아서 눈에 잘 안 보일 수 있는데 잘 관찰해 보면 하얀 점 같은 게 잎사귀 위를 기어 다니고 거미줄 타고 다녀요.

잎사귀의 잎맥을 중심으로 노란 점(마른 점)이 잔뜩 생기면 응애가 빨아먹은 자국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얀 점들이 전부 응애. 거미줄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식물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응애도 있긴 합니다. 찾아보니까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응애들을 잡아먹는 포식성 응애를 일부러 풀어놓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하얀색, 잎에 거미줄, 이동속도 느림 → 해충일 가능성 100% 당장 퇴치해야 함

- 하얀색 혹은 빨간색, 거미줄이 생기지 않거나 어쩌다 하나 생김, 이동속도 빠름 → 괜찮은 응애일 가능성 높음. 그래도 찝찝하면 퇴치.

당근에서 구매한 마삭에도 빨간색 응애가 있어서 관찰해 봤는데요. 거의 가만히 있는 편인데 움직이는 거 보면 슈슈슉- 하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빨간 응애는 칠레 이리 응애거나 다카라다니일 수 있다고 하던데요. 다카라다니는 장마철에 죽을 정도로 물에 약하다고 하니 좀 많아진 것 같을 때 분무기로 물 뿌려서 개체수를 조절하면 된다고 합니다. 제 화분에 있는 빨간 응애가 정확히 뭔지 몰라서 일단 가끔 물 엄청 많이 뿌려주고 있어요.

흙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있다가 엄청 빠르게 움직이던 빨간색 응애

 

어쨌든 식물에 해가 되는 응애들을 퇴치하려면 응애 전용 살충제를 사용하셔야 하고요. 살충제로 안 죽으면 물리 퇴치나 천적 응애를 풀어놓는 것 밖에 답이 없습니다. 진짜 하다 하다 너무 안 죽어서 결국 농약까지 썼는데 얘네는 농약에 내성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한 번에 확실히 죽이거나,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 넘게 농약 2~3개를 번갈아 가면서 뿌려줘야 한대요.(뒷면에 숨을 때가 많으므로 뒷면 위주로 뿌려야 함) 진짜 최악의 해충입니다.

식초를 희석한 물을 뿌려주면 된다 그래서 해봤는데 분무기로 뿌릴 때만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그냥 빈카가 물 줘서 좋다고 때깔 좋아짐;) 응애가 습한 환경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물 마르고 좀 지나면 다시 나타나고...

그나마 농약 뿌렸을 때는 개체수가 좀 줄긴 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많이 남아있길래 스트레스받다가 어머니께서 이번에 안 되면 초록별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시고 물샤워를 해줬습니다. 놀랍게도 3일 연속으로 하루 한 번씩 물샤워를 해줬더니 사라졌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물샤워를 할 때는 최대한 흙에 떨어지지 않도록 화분을 살짝 기울이거나 아예 눕혀서(흙이 너무 쏟아지지 않게 주의) 줄기를 한쪽으로 모으고 식물 전체에 강한 물줄기를 뿌려줘야 합니다.

응애가 알 까는 시간 동안 주의해야 한다고 해서 일주일 넘게 지켜봤는데 싹 사라졌더군요. 그리고 왜인지 기존에 있던 응애와 다른 매우 빠른 속도의 응애 한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포식성 응애가 아니라 베란다에 있던 다른 벌레인가; 뜬금없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빨라서 사진도 못 찍었어요. 그냥 물샤워 한 번 더 하고 며칠 지나니까 아예 벌레가 없어졌길래 원래 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래도 빈카가 생명력이 강해서 그런 수모들을 모두 견디고 잘 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튼튼한 식물이 최고야.

 

4. 뿌리파리

몸통이 좀 길게 생긴 초파리인데 수태에 많은 것 같더라고요. 뿌리파리는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는다고 하고요. 알도 뿌리에 낳는대요. 진드기랑 응애 때문에 지쳐서 신경을 못 썼는데 일단 다이소에서 초파리 트랩 샀습니다. 검색해 보니까 나비 모양의 노란색 끈끈이 트랩을 많이 쓰시더라고요. 전 다이소 초파리 끈끈이 트랩 잘라서 패널 같은 거에 붙여놓으려고요. 모기약 파는 코너에서 팝니다. 어차피 여름에 초파리에 대비해서 살 생각이었어서...

 

해충 예방하는 법

봄이라고 화분 구매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 예방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1. 다른 식물과 함께 놓기 전에 며칠 지켜보며 소독하기

2.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기 - 창문 앞 혹은 선풍기 바람이라도

3. 잎 닦아주기 - 영화 속 회장님들이 잎 닦아주듯이…

4. 벌레가 많이 생기는 4~6월엔 주기적으로 약(농약X) 뿌려주기 - 일주일에 한 번이 적당한 듯

5. 벌레는 발견 즉시 처단 - 테이프 강추

6. 물꽂이를 하면 벌레가 잘 안 생김 - 보통 작은 식물을 물꽂이하는 경우가 많고 물갈이할 때 물샤워를 해서 그런 듯

 

어쨌든 결론은 해충 예방 및 퇴치에는 물샤워가 답입니다. 거실 같은 곳에서 키우시면 좀 힘들겠지만 베란다에서 키운다면 물 줄 때 샤워건으로 시원하게 뿌려주세요.

다들 행복한 식집사 라이프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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