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생긴 해충들을 퇴치해 본 후기입니다.
일단 새로 화분 들여올 때마다 소독을 꼭 해줍시다. 화원에서 가져온 건 소독이 싹 되어있기 때문에 상관없는데 당근에서 중고거래하실 때 조심하셔야 해요. 저도 벌레 나온 화분들 보면 하나 빼고는 다 당근에서 구매한 화분이었어요. 당근 이용자 중에는 노년층도 많다 보니(보통 나이가 들면 화분에 관심 가지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고...)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걸 이용해서 벌레 있는 걸 팔아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진드기의 경우는 식물이 멀쩡해서 벌레가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살충제 종류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창문 열기!! 애초에 벌레 생긴 식물은 통풍 잘 되는 곳에 두는 게 좋아요.
에프킬라 - 원래 모기 잡을 때나 쓰는 살충제지만 수용성인 경우 식물에 사용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반드시 수용성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스프레이 형식이라 차갑기 때문에 멀리서 쏴야 합니다. 식물 가까이에 대고 쏘면 식물이 냉해 입어서 죽을 수 있어요. 그리고 꽃이 핀 식물에 뿌리면 꽃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노노충 - 처음으로 직접 구매한 살충제인데요. 이름이 ○○충인 건 다 성분이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해충도 예방하고 비료 역할도 해요. 진드기에는 나름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붕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뿌릴 경우 잎이 까맣게 되고 이상하게 자랄 가능성이 높습니다.(홍콩야자 작은 잎들 다 떨어진 원인🥶 지금은 진드기도 없고 다시 잘 자라고 있음) 자주 뿌리시면 안 됩니다! 벌레 완전 퇴치보다는 예방 차원에서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냄새 지독해요. 냄새 진짜 최악.
비오킬 - 약국에서 판매합니다. 벌레를 흥분시켜 탈진하게 만들어서 죽이는 원리라고 합니다. 광고 보니까 식물 말고도 빈대, 모기 등에도 효과가 있나 봅니다. 이거 뿌리면 진드기들이 죽어서 떨어져요. 환경호르몬이라서 사람한테 안 좋다고 하니까 몸에 튀지 않게 주의하시고 손 깨끗이 씻으세요.(대부분의 살충제가 인간한테 딱히 좋은 건 아니긴 함)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농약 - 응애가 너무 안 죽어서 써봤어요. 당연히 희석해서 사용하셔야 하고요. 사람한테도 매우 위험한 약이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이걸로도 응애 안 죽음; 식물 키우는 사람을 위해서인지 극소량으로 판매하시더라고요.
해충 종류 및 퇴치 방법
식물에 생긴 대부분의 해충들은 식물의 진액을 빨아먹으면서 크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가려울 수 있다고 하니 퇴치할 때 장갑을 끼시거나 퇴치 후에 손을 깨끗이 닦아주세요.
벌레가 생긴 식물을 발견할 경우 옮기지 않게 다른 식물과 분리해 주세요.
벌레들은 대부분은 잎사귀 뒷면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약을 뿌릴 때 뒷면에 골고루 뿌려지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물샤워: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 샤워기의 강한 물줄기를 쏴서 벌레들을 날려버리는 물리 퇴치 방법입니다. 약으로도 안 죽는데 겨우 이런 걸로 죽나 싶죠? 물리적으로 떨어트리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샤워를 할 때는 벌레가 흙에 떨어지지 않게 기울인 상태로 하거나 흙에 비닐 같은 걸 씌우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베란다에 샤워건 하나 두고 쓰시면 편해요. 베란다 청소할 때도 편하고.
※벌레 사진 주의!!! 직접 찍은 거라 좀 흐릿하고 엄청 확대한 사진은 아니긴 함.
1. 진드기
제 경험상 진드기는 식물에 티 날 정도로 해를 끼치진 않는 것 같더라고요. 자국이 남는 건가 싶긴 한데 일단 벌레 자체가 까만색이라 좀 징그러워요. 얘네는 약 뿌리고 물샤워하면 떨어집니다. 노노충도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닌데 비오킬이 정말 효과가 좋았어요. 비오킬 뿌리고 기다리니까 죽어서 바닥에 다 떨어지더라고요.
물샤워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테이프로 전부 떼버리세요. 뭔 소리냐고요? 말 그대로입니다. 테이프로 까만 옷에 붙은 먼지 떼듯이 진드기들을 떼버리세요.
2. 흰솜깍지벌레
개인적으로 진짜 개최악의 비주얼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벌레입니다. 벌레가 좀 큰 편이고요. 보통은 솜털이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서 하얀 곰팡이처럼 식물에 들러붙어있는데 솜털이 없는 경우 주황색 몸통을 가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솜털이 몸에만 생기는 게 아니라 군집처럼 그 자리에 남겨요. 그 솜털에 알도 낳는 것 같더라고요. 얘네 잘 안 움직이는데 막상 움직이면 꿈틀꿈틀 생각보다 빠른 편이에요.
흰솜깍지벌레는 약만 뿌린다고 퇴치되지 않는 것 같고요. 눈에 보일 때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 테이프로 떼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이프로 떼는 걸 추천합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로 떼다 보면 밑으로 떨어질 때가 있더라고요. 떨어지면 어딨는지 찾기 힘들어요. 물티슈 같은 걸로 식물에 남겨진 솜털들도 싹싹 닦아주세요.
진짜 너무 징그러워서 토할 것 같습니다. 막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균? 초소형 벌레 같은 걸 보는 기분이라 속이 메스껍더라고요. 그래도 어쩌겠나요. 잡아야죠.🤢 이게 한 번 의식하면 이후에는 정말 많이 찾게 되더라고요.
해피트리에만 계속 생기길래 검색해 보니까 해피트리가 흰솜깍지벌레에 취약한 식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 집 해피트리에 진드기도 있어서 맨날 테이프로 팍팍 떼주고 있습니다.
3. 응애
농약에도 죽지 않는 개최악 해충. 생각보다 다른 화분에 잘 안 옮기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응애는 그 식물이 말라죽을 때까지 빨아먹고 나서야 자리를 옮기니까요. 빈카에 응애 생겼는데 이 식물이 밑으로 늘어져서 다른 식물에 잎사귀가 다 닿거든요? 응애가 있는 쪽도 닿아있었는데 다른 화분에 한 마리도 안 옮겼어요. 빈카가 죽을 때까지 쪽쪽 빨아먹는 거예요. 진짜 진짜 개최악.🤬
응애의 가장 큰 특징은 식물에 거미줄 같은 것들이 생긴다는 겁니다. 엄청 작아서 눈에 잘 안 보일 수 있는데 잘 관찰해 보면 하얀 점 같은 게 잎사귀 위를 기어 다니고 거미줄 타고 다녀요.
잎사귀의 잎맥을 중심으로 노란 점(마른 점)이 잔뜩 생기면 응애가 빨아먹은 자국일 가능성이 큽니다.
식물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응애도 있긴 합니다. 찾아보니까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응애들을 잡아먹는 포식성 응애를 일부러 풀어놓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하얀색, 잎에 거미줄, 이동속도 느림 → 해충일 가능성 100% 당장 퇴치해야 함
- 하얀색 혹은 빨간색, 거미줄이 생기지 않거나 어쩌다 하나 생김, 이동속도 빠름 → 괜찮은 응애일 가능성 높음. 그래도 찝찝하면 퇴치.
당근에서 구매한 마삭에도 빨간색 응애가 있어서 관찰해 봤는데요. 거의 가만히 있는 편인데 움직이는 거 보면 슈슈슉- 하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빨간 응애는 칠레 이리 응애거나 다카라다니일 수 있다고 하던데요. 다카라다니는 장마철에 죽을 정도로 물에 약하다고 하니 좀 많아진 것 같을 때 분무기로 물 뿌려서 개체수를 조절하면 된다고 합니다. 제 화분에 있는 빨간 응애가 정확히 뭔지 몰라서 일단 가끔 물 엄청 많이 뿌려주고 있어요.
어쨌든 식물에 해가 되는 응애들을 퇴치하려면 응애 전용 살충제를 사용하셔야 하고요. 살충제로 안 죽으면 물리 퇴치나 천적 응애를 풀어놓는 것 밖에 답이 없습니다. 진짜 하다 하다 너무 안 죽어서 결국 농약까지 썼는데 얘네는 농약에 내성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한 번에 확실히 죽이거나,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 넘게 농약 2~3개를 번갈아 가면서 뿌려줘야 한대요.(뒷면에 숨을 때가 많으므로 뒷면 위주로 뿌려야 함) 진짜 최악의 해충입니다.
식초를 희석한 물을 뿌려주면 된다 그래서 해봤는데 분무기로 뿌릴 때만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그냥 빈카가 물 줘서 좋다고 때깔 좋아짐;) 응애가 습한 환경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물 마르고 좀 지나면 다시 나타나고...
그나마 농약 뿌렸을 때는 개체수가 좀 줄긴 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많이 남아있길래 스트레스받다가 어머니께서 이번에 안 되면 초록별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시고 물샤워를 해줬습니다. 놀랍게도 3일 연속으로 하루 한 번씩 물샤워를 해줬더니 사라졌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물샤워를 할 때는 최대한 흙에 떨어지지 않도록 화분을 살짝 기울이거나 아예 눕혀서(흙이 너무 쏟아지지 않게 주의) 줄기를 한쪽으로 모으고 식물 전체에 강한 물줄기를 뿌려줘야 합니다.
응애가 알 까는 시간 동안 주의해야 한다고 해서 일주일 넘게 지켜봤는데 싹 사라졌더군요. 그리고 왜인지 기존에 있던 응애와 다른 매우 빠른 속도의 응애 한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포식성 응애가 아니라 베란다에 있던 다른 벌레인가; 뜬금없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빨라서 사진도 못 찍었어요. 그냥 물샤워 한 번 더 하고 며칠 지나니까 아예 벌레가 없어졌길래 원래 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래도 빈카가 생명력이 강해서 그런 수모들을 모두 견디고 잘 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튼튼한 식물이 최고야.
4. 뿌리파리
몸통이 좀 길게 생긴 초파리인데 수태에 많은 것 같더라고요. 뿌리파리는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는다고 하고요. 알도 뿌리에 낳는대요. 진드기랑 응애 때문에 지쳐서 신경을 못 썼는데 일단 다이소에서 초파리 트랩 샀습니다. 검색해 보니까 나비 모양의 노란색 끈끈이 트랩을 많이 쓰시더라고요. 전 다이소 초파리 끈끈이 트랩 잘라서 패널 같은 거에 붙여놓으려고요. 모기약 파는 코너에서 팝니다. 어차피 여름에 초파리에 대비해서 살 생각이었어서...
해충 예방하는 법
봄이라고 화분 구매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 예방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1. 다른 식물과 함께 놓기 전에 며칠 지켜보며 소독하기
2.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기 - 창문 앞 혹은 선풍기 바람이라도
3. 잎 닦아주기 - 영화 속 회장님들이 잎 닦아주듯이…
4. 벌레가 많이 생기는 4~6월엔 주기적으로 약(농약X) 뿌려주기 - 일주일에 한 번이 적당한 듯
5. 벌레는 발견 즉시 처단 - 테이프 강추
6. 물꽂이를 하면 벌레가 잘 안 생김 - 보통 작은 식물을 물꽂이하는 경우가 많고 물갈이할 때 물샤워를 해서 그런 듯
어쨌든 결론은 해충 예방 및 퇴치에는 물샤워가 답입니다. 거실 같은 곳에서 키우시면 좀 힘들겠지만 베란다에서 키운다면 물 줄 때 샤워건으로 시원하게 뿌려주세요.
다들 행복한 식집사 라이프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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