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복지관 전자도서제작 입력 봉사 후기 - 비대면 타이핑 봉사

타이핑 봉사활동이라는 게 있길래 해봤다. 찾아보니까 다른 곳은 권 단위로 받아서 좀 부담스러웠는데 실로암복지관에서는 분량을 나누어서 할당해 준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다.

회원가입하고 교육 동영상을 모두 시청한 뒤에 자원봉사 참여 - 입력자원봉사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해 제작에 참여하면 된다. 새로운 도서는 주말,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2~3번(9시, (13시), 17시경) 업데이트된다고 한다.

올라오는 장르는 다양하다. 현대 소설이나 사회과학 등의 일반 도서는 물론이고 카카페 같은 곳에서 나온 웹소설, 라노벨 같은 가벼운 장르 소설도 올라온다. 웹소설은 아마 따로 이북이나 실물책이 출판된 작품만 나오는 것 같다.

이북이 있는데 굳이 제작할 필요가 있나 싶을 수 있는데,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양식이 따로 있기 때문에 편집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한다. 다른 입력 봉사도 찾아봤는데 복지관마다 양식이 다르다.

 

3시간 안에 15페이지 분량을 입력해야 한다. 어려운 책은 시간을 더 주기도 한다. 왼쪽에 스캔한 책, 오른쪽에 편집 창이 뜬다.

난 아예 처음부터 내가 다 타이핑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미 입력되어 있는 텍스트를 읽어보면서 잘못된 맞춤법을 수정하거나 양식에 맞게 편집하는 작업이다. OCR 기술로 스캔한 책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한 후에 사람이 검수하는 것이다. 어쩐지 AI 시대에 이걸 생으로 입력하는 봉사가 있다는 게 이상하다 했다.

 

주의사항은 편집 전에 오른쪽 하단에 있는 설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공지사항에 있는 해당 도서 제작 주의사항을 읽으라고 한다. 그래픽과 함께 있는 소제목 페이지나 첨언된 짧은 이야기들은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설명되어 있다.

 

빨리 하고 끝내자는 생각으로 1시간 조금 넘겨 제출했는데 마이페이지에 가보니 봉사시간이 1시간 1분 24초로 찍혀있었다. 1시간 30분은 한 줄 알았는데 1시간 밖에 안했다고...? 봉사 시간 인정은 한 글자당 0.5초로 계산한다고 쓰여 있었는데 그냥 내가 작업한 시간으로 계산하는 건가 보다.

 

어쨌든 제출하면 '완료'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1~3일 정도 걸리는데 완료가 뜨기 전에는 다른 입력봉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한다. 피드백을 준다고 하던데 크게 잘못한 게 아니면 피드백 없이 완료가 뜨는 것 같다. 처음엔 피드백까지 와야 또 할 수 있는 줄 알고 피드백 기다렸는데 안 오길래 보니까 그냥 완료만 떠도 바로 봉사할 수 있더라;ㅋㅋㅋㅋ

 

글자 수만 따졌을 때 3시간이 나오는 책이더라도 내가 1시간만에 완료하면 1시간만 인정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게 내가 수정하는 그 시간만 봉사하는 걸로 인식이 되는 건지, 내가 활동한 시간보다 10~20분 정도 시간이 줄기도 하더라.

패스된 페이지만 봉사시간이 100% 인정되고 피드백을 받은 페이지는 50%만 인정된다. 전체적으로 별로면 아예 재제작 처리될 수 있고 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봉사시간이 50%보다 더 차감될 수도 있다고 한다.

 

비대면으로 할 수 있어서 교통비도 안 들고 쉽게 참여할 수 있지만 아주 편한 봉사활동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직접 나가서 하는 봉사는 봉사기관에서 부탁하는 몇 가지 행동(예: 뭔가를 만들기, 어디로 안내해 주기, 쓰레기 줍기 등)을 하면 되고 내가 실수할만한 일이나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아서 신경 쓸게 별로 없는데 타이핑 봉사는 실수하는 만큼 까인다는 생각 때문에 약간 긴장되는 게 있다. 게다가 적어도 10시간 이상 해야 VMS에 입력할 수 있다고 한다. 참여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책이 올라오는 시간에 맞춰 며칠 동안 꾸준히 참여해야 봉사시간을 입력할 수 있다.

난 딱히 봉사시간이 필요해서 참여한 건 아니지만 봉사시간 채워야 하는데 대면 봉사가 귀찮거나 부담스럽다면 틈틈이 하기 좋을 것 같다.

실로암복지관 전자도서제작 홈페이지: http://www.mypickebook.org/

실로암복지관 전자도서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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